Photo Diary/일 기
속삭임
山海鏡
2008. 6. 11. 14:38
아침에 버스를 타기 위해서 아파트 울타리를 따라 걸어 나오는데
어제 내린 비로 보도블럭 위에 떨어진 장미꽃잎을 경비원아저씨는 쓸어다 화단에다 밀어넣고 있었고
길 건너 공원에 젊은 여자가 어린아이를 회전운동기구에 앉혀놓고 빙빙 돌리고 있었다
하늘은 엷은 구름이 송송 떠가고 미풍에 흔들리는 평온한 아침이다
내가 왕같은 큰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나 이러한 일상이 늘 있으니 솔로몬에 못지않다하겠다
처첩을 일천이나 두고 노비나 식물이 풍성하고 금은이 창고에 가득한들 그 영광이 지금까지 이르지 못하니
예루살렘성의 영광도,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기쁨도 유한하고 허망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구름 속에 무지개를 숨기듯, 그 권능과 영광을 드러내지 않고 우리의 마음 속 깊이 보석같이 숨겨놓으셨으니
오늘도 작은 속삭임같이 다가오는 평화는 나를 따스하고 가볍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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