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시

湯탕

山海鏡 2016. 1. 11. 17:29


                                        山 海 鏡


끓는다

뜨거운 육수가 등뼈 사이로 흐른다

크고 작은 조각이 어울려서 

치솟고 곤두박질친다


이것만은 내 것이라고 여기던 자존심

움키고 감췄던 비장한 무엇이 죄다 흘러나와

서로에게 한없이 스민다


납덩이 가슴은 처음부터 있었을까

땀과 눈물의 뜨거운 부대낌

불길이 지나가면 굳었던 게 풀린다

뜸 들수록 순한 어울림

그릇의 모양 따라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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