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신년 꿈
(1월 2일 출근하는 날 아침)
서울 도심의 궁궐 앞에서 나는 지도를 펼쳤다.
全紙 크기의 지도에는 眞北과 磁北을 가리키듯 둥근 표시가 지도의 가장자리에 크고 선명하게 있었다. 마침 곁에 있는 딸에게 지도를 보는 법을 아느냐고 물으니 지도를 펴 보면서 안다고 했다.
덕수궁인지 경복궁인지 분명치는 않으나 궁궐로 들어가려는데 서남쪽 멀리 나지막한 산에서 검은 연기가 오르며 거세게 타고 있었다.
소방대가 호스로 물을 뿌리며 큰불을 진압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점차 불길이 잡히자 그 불은 모 선배님의 이름의 글자 위에 붙어서 힘차게 타오르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자 언제 오셨는지 소설가 선배님이 곁에서 빙그레 웃고 계셨다.
잠시 후,
내가 집에 있는데 어떤 지인이 말 한 마리를 가지고 내게로 오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아니 웬 말을?
밖으로 마중을 나가자 아파트 단지가 눈이 내려서 온통 은빛으로 덮여 있었다.
그런데 정문 쪽에서 작고 귀여운 흰 망아지 한 마리가 눈 위를 뛰면서 내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순간 그가 가지고 온다는 말이 생각나서 어찌나 반갑고 기쁜지 몰랐다.
아직 걸음은 서툴지만 활기차고 초롱초롱한 눈빛! 자그마한 흰 망아지를 한 아름에 폭 안아보기도 하고, 또 수레에 태워도 보았는데 망아지는 동그랗고 앙증맞은 통굽으로 깡충깡충 뛰며 마냥 즐겁기만 한 모양이다.
속으로 “너 정말 내 말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