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아세아문예 시부문 신인상) 만추의 도타운 햇살 아래 서면 내 피부도 조금씩 엷은 밤색으로 그을릴 것 같고, 근래 들어서 아주 조금씩 갖게 된 여유도 빌미로 작용했을 테지만, 혹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어서 이 힘겨운 무게를 즐거이 지고 갈 것인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섭니다. 속에서 보채던 것들을 막상 내어 놓으라고 채근함을 받았을 때 섬찟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싶었고, 숙성은커녕 아직 영글 채비도 안 된 채 억지로 벗겨진 속살같이 부끄럽고 떫기만 한데, 사랑스런 눈길로 보살피며 언덕이 되어 주시는 선배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권유로 용기백배하여 수줍은 한 걸음 떼어봅니다. 山海鏡은 박명건 시인님께서 산과 바다와 맑고 깨끗한 자연인이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닉네임으로서, 생전에 눈이 어두워서 힘들게 사셨다던 조부님 기일에 맞추어 사용하기 시작했었는데, 물려받은 고마운 감성을 비천한 재주로나마 보답하는 길로 여기며, 부족함까지 사랑해 주시는 열린 문학관의 여러 선배님과 문우들의 격려를 항상 되새기기 위하여 이차에 필명으로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며 동행하시는 이와 아내 유란이와 회사에서 글을 쓸 시간을 내어 준 둘째에게 감사하고, 등용문이 되어주신 아세아문예의 회장님과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쁜 선물을 항암치료를 마치고 요양 중에 계신 어머니 앞에 내려놓습니다. 황 영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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