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에서 모이는 총동문회에 나갔다.
여지껏 서울 모임에만 얼굴을 내밀었고 지방이나 학교에서 하는 큰 행사에는 한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마음먹고 간다고 미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또 다시 빠질 수가 없었다.
졸업하고 첨보는 낯선 사람들 !
앨범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 전 보다 더 많아 졌다.
시간이 갈수록 기억에서 지워진 얼굴들이 왠지 새롭기만 하다.
기수별로 앉은 테이블 탓에 한살씩 나이 차이가 나므로 옆 테이블은 몇년후의 우리다.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었다.
마주 앉은 친구들에게도 거의 "첨뵙겠습니다"로 접근해야 할 정도로 서먹했고, 내 명찰을 보이며 이름을 먼저 말해야 상대방은 아는지 모르는지는 "아~ 그래 반갑다 오랜만이야 !" 라고 했다.
서로가 나이들어 학창시절 성질은 다죽고 허연 머리에 왠지 측은하고 또 반면에 위로받고 그런게 동창회인가보다.
술잔이 오가고 취기가 오르면서 가슴구석 어딘가에 묻혀있던 그리움 같은것이 서로의 얼굴에 피어 올랐다.
주로 묻는 말이 "어디사니? 애는 몇이냐?" 였다.
"뭐 하니?" 또는 "잘 사니?" 같은 건 한번도 없었다.
푸른 동해바다가 바로 보이는 학교교실, 뛰어 놀던 운동장은 왜그리 작아 보이는지....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란이 앉아오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을 나눌 때에 그때가 나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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