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퇴근을 하면 자다 일어나서 펄쩍펄쩍 뛰면서 크게 반겨주는 막내 놈이다.
그래서 퇴근 무렵이 되면 식구들보다 저놈 얼굴이 먼저 떠오를 때가 많다.
현관에서 구두를 벗으려고 허리를 굽히면 늘어진 넥타이를 지네들의 목줄로 여기는지
삼룡이는 넥타이를 물고 뒷걸음으로 나를 거실 안으로 자꾸 끌어들인다.
내가 집에 있을 때 거실에서 놀아주지 않고 다른 것을 하고 있으면
주둥이를 바닥에 대고 나를 쳐다보고 있다가 저렇게 잠이 든다.
유란이도 외출했다가 늦으면 저놈이 눈에 밟혀서 서둘러 들어온다고 했다.
불을 켜 놓고 나왔는지..., 깜깜한데 혼자 오래 두면 우울증 걸릴까 걱정된단다.
내가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니 실눈을 떴다가 감았다.
자는척 하는 사진이지만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