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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창고/문학자료

눈빛 /김진동

by 山海鏡 2014. 4. 17.

눈빛

                                                    김진동

 

지금 그대가 오롯이, 내게 주는

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은 모두

바람의 숨소리와 해의 입김 그리고

부지런한 발소리가 한 울림으로 서로 몸을 섞어

넘나들며 만들어낸, 조용한 혁명 같은 걸 거야

간택하듯 나를 바라보는 은근한 그대의 눈빛

여럿 가운데서 나를 콕 찍어, 손을 내밀어 준

탐욕스럽기까지 한 그 눈빛

이런 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건 사실이지만

막상, 뽀얀 내 살결을 섬세한 손 무늬로 감싸 쥐고

천천히 벗겨 내리면서 입가에 흘리던 흐뭇한 그 미소

욕망의 불을 끄듯 입에 가득 물어

오긋한 턱으로 나긋나긋 내 전신에

가지런히 잇자국을 내주던 일

그걸 생각하면,

세상을 보는 내 눈빛도 어쩌면

빛깔 고운 내 볼을 한입 뚝 베어 먹는

그대의 이(齒)같이

벅차고 절절해지지 않을 수 없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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