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김진동
지금 그대가 오롯이, 내게 주는
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은 모두
바람의 숨소리와 해의 입김 그리고
부지런한 발소리가 한 울림으로 서로 몸을 섞어
넘나들며 만들어낸, 조용한 혁명 같은 걸 거야
간택하듯 나를 바라보는 은근한 그대의 눈빛
여럿 가운데서 나를 콕 찍어, 손을 내밀어 준
탐욕스럽기까지 한 그 눈빛
이런 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건 사실이지만
막상, 뽀얀 내 살결을 섬세한 손 무늬로 감싸 쥐고
천천히 벗겨 내리면서 입가에 흘리던 흐뭇한 그 미소
욕망의 불을 끄듯 입에 가득 물어
오긋한 턱으로 나긋나긋 내 전신에
가지런히 잇자국을 내주던 일
그걸 생각하면,
세상을 보는 내 눈빛도 어쩌면
빛깔 고운 내 볼을 한입 뚝 베어 먹는
그대의 이(齒)같이
벅차고 절절해지지 않을 수 없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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