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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창고/문학자료

추야일경秋夜一景/ 白石

by 山海鏡 2015. 1. 13.

秋夜一景

                                     白石

 

 

닭이 두 홰나 울었는데

안방 큰방은 홰즛하니 당등을 하고

인간들은 모두 웅성웅성 깨여 있어서들

오가리며 석박디를 썰고

생강에 파에 청각에 마눌을 다지고

 

시래기를 삶은 훈훈한 방안에는

양념 내음새가 싱싱도 하다

 

밖에는 어데서 물새가 우는데

토방에선 햇콩두부가 고요히 숨이 들어갔다.

 

 

 

 

 

홰즛하니: 어둑하니 호젓한 느낌이 드는

당등: 밤새도록 켜놓는 등불, 장등長燈

오가리: 박, 무우, 호박 따위의 살을 오리거나 썰어서 말린 것

석박디: 섞박지, 김장할 때 절인 무와 배추, 오이를 썰어 여러 가지 고명에 젓국을 조금 쳐서 익힌 김치

청각: 짙은 녹색이고 부드러운 해초, 김장 때 김치의 고명으로 쓰이고 무쳐먹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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