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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칼럼 외

흑백사진(재수 좋은 날)

by 山海鏡 2007. 12. 25.

어머니가

아침에 공기에다 젖을 짜놓고 일하러 나가셨다

나는 놀다 깜박 잊고있었는데

앞 가슴을 문지르며 사립을 뛰어 들어오시는 어머니를 보고

오전 참 때 동생 먹여라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잠시 들러 우리 점심을 챙겨주시고 다시 나가셨는데

담겨있는 젖은 데워서 주기도 하시고, 밥에 얹어 쪄 주기도 하셨다

조금은 미안하고 조금은 닉닉한 어머니 젖을 나는 그렇게도 먹어보았다.

 

재수 좋은 날

동생에게 젖을 먹이시던 어머니가 옆에서 빠꼼이 구경하는 나에게도

가끔 한 통씩 물려 주시곤 하셨다.

 

이제는 나이들어

어머니의 내의를 입혀드리며 그때의 따스한 젖무덤을 생각하고

슬쩍 가슴을 훔쳐 보았다.

오남매 키우시며 할일 다 마친 값진 영광이 훈장처럼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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