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아침에 공기에다 젖을 짜놓고 일하러 나가셨다
나는 놀다 깜박 잊고있었는데
앞 가슴을 문지르며 사립을 뛰어 들어오시는 어머니를 보고
오전 참 때 동생 먹여라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잠시 들러 우리 점심을 챙겨주시고 다시 나가셨는데
담겨있는 젖은 데워서 주기도 하시고, 밥에 얹어 쪄 주기도 하셨다
조금은 미안하고 조금은 닉닉한 어머니 젖을 나는 그렇게도 먹어보았다.
재수 좋은 날
동생에게 젖을 먹이시던 어머니가 옆에서 빠꼼이 구경하는 나에게도
가끔 한 통씩 물려 주시곤 하셨다.
이제는 나이들어
어머니의 내의를 입혀드리며 그때의 따스한 젖무덤을 생각하고
슬쩍 가슴을 훔쳐 보았다.
오남매 키우시며 할일 다 마친 값진 영광이 훈장처럼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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