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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칼럼 외

주례사

by 山海鏡 2013. 11. 11.

주례사

2013. 11. 16. 15:00

황금 같은 주말 오후에 자리에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더는 품 안의 자식이 아닌, 장성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만큼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아가 2:16)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미덥습니다.

 

예전의 친구가 아닌 이제부터 내 남편이요 아내이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그랬던 것처럼 내게 속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신랑 승현 군은 부모님의 슬하에서 부친의 가업을 전수받고 있는 미래의 훌륭한 사업가입니다.

 

신부 수미 양은 음악의 재능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았고,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한 다재다능한 디자이너요 참신한 규수입니다.

이 두 사람이 연합하여 꿈을 펼쳐 나간다면 이전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혹자는 신혼이란 말을 이쪽은 신 나는 날, 저쪽은 혼나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소월은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그 뜻을 헤아릴 날도 오겠지요.

가장 한가로운 때는 망중한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떠나라!”

열심히 일하다가 잠깐 틈이 나서 쉬는 건데 근자소복의 달콤함이지요.

저는 지금 인생의 선배로서 신혼부부에게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어요.

 

1. 이름에서 향기가 나게 하라!

우연히 어디서 그 이름을 보게 되면 전화라도 걸어야 하는 사람!

그런 좋은 감정을 불러오는 사람이 여기 오신 친구 중에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로 그만의 향기가 있어요.

열심히 일하고 쉴 때 멋지게 쉬는 여유가 있어요.

여유는 작품에 혼이 들어가고, 상품에 정성이 들어가요.

그래서 모르는 사람도 멀리서 찾아오고 일감도 몰려드는가 봐요.

 

2. 잘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라!

지식 없는 소망은 선하지 못하다 했습니다.

Know_How도 없이 오리무중을 헤매면 십중팔구 넘어져요.

파산이지요.

요행은 어리석음 자체로서 인생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최고가 되는 겁니다.

그래야 인생을 마지막까지 둘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어요.

나도 잘살고 남도 도와줄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 신랑 신부에게 이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멀리서 오신 하객들이 계시므로 두 개 더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3. 곳간을 채워라!

눈앞의 쾌락만 쫒다 보면 머지않아 목구멍이 포도청이 됩니다.

일하기 싫은 자 먹지도 말라!'

젊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내일 나가서 또 벌면 되니까요.

그러나 흉년이 길거나 나이가 들면 곳간에 양식이 있어야 합니다.

거기서 인심이 나요.

마음도 채워야 합니다.

진정한 기쁨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은 자기의 자랑을 숨기는 겁니다.

남이 들어도 별 재미가 없고 기분만 나빠요.

best for last! ‘좋은 것은 나중을 위해라는 외국 속담이 있습니다.

남이 나를 칭찬을 해줘야 그게 진짜입니다.

그게 품위입니다.

 

4. 마지막으로 짝과 더불어 기쁨을 누려라.

다른데 나가서 기쁨을 누리거나 찾지 마세요.

이 세상에는 완벽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밝은 쪽이 있으면 반드시 어두운 부분이 있어요 

아름다운 하모니!

부족한 반쪽을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라는 깊은 뜻이 숨어있어요.

그래서 이전에 섭섭한 것이나 잘 못했던 것이 있었어도 비우세요.

부부나 부모와 자식 간에도 모두 다 비워야 그 자리에 복이 들어와요.

이것이 하늘이 내리는 인생의 축복입니다.

 

이것으로 두 사람의 혼례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제 주례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