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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시

햇단풍

by 山海鏡 2011. 10. 13.

햇단풍

                                                     山海鏡

 

'단풍'이라는 글자 옆에

'사금파리' 라고 적어 놓으면

 

저들끼리 부딛혀서

종이에 수액이 번질 것 같고

 

무심결에 자근 깨물면

한입 가득 떫어 찡그릴 것만 같다

 

 

가지 끝에 매달려

아등바등 살아 온 날들

 

억세꽃은 소리없이 산을 내려 오는데

아직 가끔씩 얼굴 붉히는 널 보면

 

명치 끝 저리도록 고운

시월의 단풍 같아

 

 

201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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