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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칼럼 외

막말

by 山海鏡 2014. 3. 11.

요즘 우리가 쓰는 언어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눅눅한 장마 끝에 이끼가 덮이듯 알게 모르게 젖어드는 불량한 말들이 우리의 정신과 삶을 파괴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욕설투성이 대화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는가? 비통하여 기가 찰 노릇이다. 과연 이들에게 무슨 장래를 기대하겠는가 싶어진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왜 이렇게 폭력적이고 낯 뜨거운 욕설이 어린아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나? 우리는 어리석게도 한창 배워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사생활의 자유를 너무 많이 남용했다. 어처구니없는 교육정책이 자유만 있고 책임이 없는 기형아를 만들었다.  

 

나쁜 짓 하는데 용감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반항하는 학생보다 어리석은 부모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아이 보는 데서 선생을 때리면서 그동안 우리가 지켜도던 윤리와 도덕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어리석은 자의 등에는 채찍이 있듯 아이를 바르게 하는 데는 사랑의 매가 있다.

 

도를 넘는 막말과 불륜의 막장 드라마가 거침없이 안방을 달구고 있는 매스컴도 큰 문제다. 남녀노소를 무론 하고 우리의 인성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승의 권위를 스스로 노동자로 자처하며 바른 것을 왜곡하는 교육이 한심하다. 자기를 주장하는 것만 열중하고 타인의 배려는 없는 행복이 없는 무한 경쟁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미래인가? 다 같이 잘 살아보자고 허리를 졸라매며 외치던 함성과 깃발이 사라지자 공익과 정의는 빛을 잃어갔다.

 

가난과 질병의 고통이 사라진 자리에 탐욕이 스며들었다. 일하지 않아도 채워지는 보상과 허술한 제도들이 근로의 신성함을 퇴색시키고 나태를 길러내는 데 악용되었다. 마지막 보루였던 종교마저 물신주의 배금주의로 병들어 성직자들까지 스스로 직업의 한 방편으로 여기는지 알 수 없지만, 정화와 방부제 역할을 맡은 사회의 버팀목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본다. 자기 직분을 망각한 의사나 국정원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기의 직임을 해태하고 있는 것이다.

 

요순시대라 일컫던 성장의 정점도 저만치 넘어서고 있고, 자기 기분대로 행하는 지독한 이기심과 황금 만능주의가 욕심에 욕심을 부르고 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어서 같이 망해버리자! 어둠이 깊을수록 아침이 가깝다지 않는가? 우리의 뼈에 이 추한 것들이 누렇게 새겨지기 전에 어서 그 때가 왔으면 좋겠다.

 

부와 재물이나 건강이 인생에 결코 유익이 아니고 가난의 고통과 시련이 오히려 약일 때가 있다. 예전에 낮에 등불을 들고 의인을 찾아 다녔다는 선지자가 생각난다. 저속한 언어가 지고지순한 사랑과 인생의 숭고한 가치를 짓밟는다. 악인 줄 다 알면서도 따라하는 양심과 거룩함이나 감사가 없는 일상, 그리고 신비와 경외가 사라지고 쾌락과 교만이 대신한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7대 실천 덕목에 욕설과 막말을 쓰지 않기로 했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전 국회에서 저속한 언어와 폭력을 보면서 그보다 얼마나 더 추한 짓들이 뒤에 감추어졌을까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사회 지도층이 솔선하기로 했다면 우선 말부터 고쳤으면 좋겠다.

따라오는 세대가 믿고 의지하는 존경의 대상 맨토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