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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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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소설론

by 山海鏡 2016. 10. 11.

   
목  차
1. 들어가기

2. 인물 형상화의 비교
 2.1 최일남, 『아주 느린 시간』
   1) 인물의 요약 및 감상
   2) 인물에 대한 형상화 분석
    (1) 인물의 형상화의 제시방식
    (2) 구성 요소에 대한 분석
    (3) 인물의 기능과 분석
    (4) 인물 유형별 분석

 2.2 최인호, 『돌의 초상』
   1) 인물의 요약 및 감상
   2) 인물에 대한 형상화 분석
    (1) 인물 형상화의 제시방식
    (2) 구성 요소에 대한 분석
    (3) 인물의 기능과 분석
    (4) 인물 유형별 분석

3. 결론(감상문)
1. 들어가기

  소설에서 사건 배치와 함께 캐릭터(Character)는 작품의 승패를 가른다. 특히, 인물 중심의 소설에서 캐릭터는 주제의 전달과 함께 사건의 전개를 원만히 풀어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릭터는 실재 인물을 모방하거나 허구로 창조되며, 캐릭터에 개성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작업이 인물의 형상화다. 인물형상화의 제시 방식은 말하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인물 중심의 성격 소설은 인물의 심리적 자질과 발전 과정에 초점을 두며 사건 중심의 성격 소설은 행동전개가 중심인 소설이 있다. 전자는 인물이 이야기의 목적이 되고, 후자는 인물이 이야기의 수단이 되므로 이를 가리켜 인물의 이중성이라고 한다.
  인물의 형상화를 구성하는 요소는 인물의 이름을 짓는 명명법을 시작으로 육체적 ․ 심리적 ․ 사회적 요소 등이 있으며, 다시 인물의 유형으로는 평면적인 인물과 입체적인 인물, 개성적인 인물과 전형적인 인물로 구분할 수 있다.

2. 인물 형상화의 비교

 2.1 최일남, 『아주 느린 시간』

  저자 최일남은 193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53년「쑥 이야기」가 『문예』에, 1956년「파양」이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아주 느린 시간』에는 8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며 같은 제목으로 그중의 한 편이다.

 1) 인물 이야기의 요약
  주인공은 당산이라는 신도시로 이주해 와서 살면서 연륜에 걸맞은 안목으로 한 도시의 속내와 도심에서 외곽으로 밀려오게 된 군상들의 온갖 내력을 두루 관찰하고 헤아려 본다. 베드타운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젊은 무리가 모두 빠져나간 주중의 한낮은 마치 썰물 빠진 해변처럼 한산하다. 그때부터 바깥 노인들의 느린 시간이 도시의 무료를 메우기 위해 열에 아홉은 집을 떠나 공원 산책을 나서거나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 매표소 앞에 줄을 선다. 주인공은 그들의 태도와 표정을 서술하며 한 사람씩 가벼운 필치의 담화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엮어내 보인다. 민 선생은 지하철 무임 승차권을 발급받은 겸손하고 지적인 노인이다. 그가 아내와 지하철을 타고 친구의 빈소에 문상을 가며 나누는 대화이다. 고인의 평소 성품과 달리 자해로 생을 마감한 데 대해 실망한다. 그는 죽음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현상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 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그 중압감을 떨쳐버리려는 듯 두 사람의 헐거운 말투가 다시 오간다.
 2) 인물에 대한 형상화 분석

  (1) 인물 형상화의 제시방식
   여기서는 말하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를 적당히 병용하고 있다.

 ◉ 말하기의 형상화
   지하철 매표소 앞에 삐뚜름하게 줄을 늘어서서 처녀와 아주머니가 파산적처럼 끼어들어도 괘념치 않았던 사실을 인식시킨 후에 이들을 소개했다.
[아까부터 공연히 멋쩍은 표정인 민 선생에게 먼저 눈이 간다. 그는 이런 때 엔간히 쑥스럽다. 당국의 경로 우대 시책에 따른 무임승차권 아닌가, .... 일부러 꽁무니에 처진 것도 그 때문일 테다.] 「아주 느린 시간」 48p

  보여주기를 모두 마치고 즉시 말하기로 주제를 뚜렷이 마무리하는 장면이다.
[아침 화두로는 칙칙하다. 썩 어울리지 않거늘 민 선생 부부에게는 흔한 일이다. 헐거운 말투는 어두운 중압감의 또 다른 반사다. 하여 죽음을 한없이 가벼운 존재로 끌어내려 계제만 닿으면 찧고 까분다. 옛날 계집아이들이 공기받기놀이를 하듯 띄워올려 경망을 떤다.] 「아주 느린 시간」 54p


 ◉ 보여주기의 형상화
  자리 차지 때문에 품위를 구길까 봐 지하철을 타면서 나눈 부부간에 대화이다.
“타자마자 빈자리 찾기 없기”.... 아예 기대를 하지 않다가 친절을 만나면 기쁨이 두 배인데 말야.“ 「아주 느린 시간」 49p

  친구가 자해로 생을 마감한 끔찍한 일을 생각하며 존엄사에 관한 대화로 이어진다.
“욕망을 극대화시키는 알약이다,.... 그 지경에 이르면 나부터 동곳을 뺄지도 몰라도.” 「아주 느린 시간」 51p


(2) 형상화의 구성 요소
  명명법: 민 선생, 육체적 요소: 없다, 심리적 요소: 겸손하고 지적인 노인,
  사회적 요소: 노부부

(3) 인물의 기능
  주동자: 민 선생, 반대자: 무, 대상: 망자, 발동자: 무, 수동자: 무, 보조자: 아내


 2.2 최인호, 『돌의 초상』

 저자 최인호는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돌의 초상』에는 9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며 그중의 한 편이다.

 1) 인물 이야기의 요약
 주인공은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그가 벚꽃이 만개한 고궁에 휴일 풍경을 찍으려고 갔다가 우연히 최순돌 노인을 만났다. 그가 버려진 치매 노인이라는 것을 알고 불쌍한 마음으로 밥이나 한 끼 먹여서 다시 오겠다고 했던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바위처럼 무거운 짐이 되고 말았다. 집에까지 데리고 오게 되자 약혼녀 경희의 만류로 결국 하룻밤을 재우며 노인 치매 환자의 부담스러운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가져온 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래 있던 장소에 도로 갖다 놓아야 옳다는 수석 전문가의 조언이 생각났다. 결국, 주인공은 다시 노인을 번잡한 도심의 성당 앞에 버리고 말았다.

 2) 인물에 대한 형상화 분석
 (1) 인물 형상화의 제시방식

  ◉ 말하기의 형상화
    주인공이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서 고궁을 세 바퀴나 돌았다. 그러던 중 잔디밭 위에 홀로 앉아 있는 노인을 보고 끌림을 받았다.
[순간 이것은 물건이 되겠구나 하는 육감이 불꽃처럼 튀었다....막상 파인더 안으로 담겨 가까이 접근시켜 보았을 때 어딘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노인은 마치 옮겨놓은 이삿짐처럼 보이고 있었다.] 『돌의 초상』143p
  

[두 시간 전에 만난 노인네가....더위도 느끼지 않는지 모자를 그대로 쓴 채 한복 단추 하나도 풀어뜨리지 않고 석상처럼 앉아 있었다.... 정갈한 성미를 가진 노인네가 애써 깨끗이 복장에 신경을 썼다기보다는 .... 녹을 벗겨내고 새로 도금을 한 것과 같은 인위적인 느낌이었다] 『돌의 초상』145p


  노인을 버리기 좋은 곳을 물색하다가 사람들이 많이 북적거리는 종합병원과 명동성당 부근까지 왔고, 춥고 가난한 사람을 돌보기는 히포크라테스보다는 예수가 더 자비심이 많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를 벤치에 앉혀놓고 떠나기 전에 확실하게 가겠다고 말했을 때 노인이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무엇인가 달라는 손짓일까. 아니면 악수라도 하자는 걸까.... 내 손을 노인의 손이 마주 잡았다. 생각보다는 따뜻한 손이었다. 나는 갑자기 무서워져 손을 빼었다....문득 노인의 천진스런 백치의 표정은 어쩌면 위장된 것이며 저 종잡을 수 없는 대화들 역시 꾸민 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때렸다] 『돌의 초상』218p

 
◉ 보여주기 형상화
노인이 버림을 당한 것이라는 사실을 관리소 직원이 단번에 알아보고 설명하는 장면
“돌아오지 못하게 떠날 때는 눈 내리는 밤에 떠났다고 합니다..... 심산 속에 갖다버릴 필요도 없이 이렇게 버리면 얼마나 쉬워요. 신판 고려장입니다....옷을 벗기면 아까 말했던 대로 러닝도 팬티도 모두 새것일 테니까요. 두고 보세요.” 『돌의 초상』152p


노인 자신이 백치라는 사실을 그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통해서 보여준다.
노인은 웃었다. 영원히 웃고 있는 탈을 쓴 광대처럼.
“ 미, 미안합니다.”,“나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돌의 초상』148p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금붕어들이 죽어버립니다.“ 『돌의 초상』171p

“할아버지, 지금 몇 살이지요?“
“열, 열두 살입니다.”,“할머니는 죽었습니다.”,“내일모레 죽었습니다.” 『돌의 초상』188p


노인을 바보 천치라 생각했던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며 역전되는 순간이다.
[그때였다. 앉아 있던 노인네가 웃으면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돌의 초상』218p


 (2) 형상화의 구성 요소
  명명법: 최순돌, 육체적 요소: 치매 노인, 심리적 요소: 백치로 위장한 노인
  사회적 요소: 버림받은 노인

 (3) 인물의 기능
주동자: 자신, 반대자: 경희, 대상: 최순돌 노인, 발동자: 자신, 수동자: 노인, 보조자: 경희


3. 결론(감상문)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성에서 소멸의 과정으로 진행한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발달과 함께 이룩하는 성취와 대가는 기쁨을 주며 존재 가치는 점점 높아져 가지만, 어느 정점을 지나면서 점점 하향 곡선으로 추락한다.

 최일남의 「아주 느린 시간」에서 당산 신도시에 사는 민 선생 노부부는 친구의 자살로 인한 노년의 고충을 이야기하면서 현대과학이나 법에서 존엄사에 관련한 대화를 나눈다. 병으로 인한 고통이 아닌 생활고나 고독사 등 여러 형편이 있지만, 하루하루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죽음이 생각하면 두렵고 걱정이 앞선다. 그럴수록 그들의 대화는 죽음을 한없이 가벼운 것으로 치부해 보려는 듯 허름한 말투로 대화하게 된다.

 최인호의 「돌의 초상」에서는
  치매 노인의 탐욕스런 저작운동을 보면서 한 시간이라도 더 살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욕망을 보며 한탄하며 자신은 나이가 들어도 그런 노추를 보이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저런 쓸모없는 노인은 안락사를 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병원에서 인슐린 주사를 잠 든새에 놓아서 죽여야 마땅하다고 잔인한 상상을 했다. 이 일이 있기 전에도 동거녀 경희와 사이에 생긴 아기를 지우게 하며 인명을 경시하는 무책임함을 보였고, 설상 치매 노인이라지만 어른을 옆방에 모시고 자는 동안에도 육체적인 욕정을 보이는 속물근성 때문에 경희가 울었다. 그가 적당한 온정을 좀 더 베풀고 바람직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다 버리고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행위를 보면서 그녀를 한없는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인생을 고행이나 도전해 볼만한 가치있는 기회나 은혜로 여기기도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여 시간에 따라 변하는 미결정 인격체다. 두 작품을 통해서 노년의 현실 문제와 책임의식을 깨운다.
  행복은 아주 멀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발밑을 파 보라는 수석가의 말처럼 노년에도 자기만의 기쁨의 대상을 먼 곳에서 찾지 말아야 하겠다.

참고문헌
최일남, 『최일남 소설집- 아주 느린 시간』, 문학동네, 2000
최인호, 『최인호 중단편 소설선집 4- 돌의초상』, 문학동네, 2002

다음 백과사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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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