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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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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현대시론

by 山海鏡 2017. 9. 28.

2017학년도 ( 2 )학기 과제물(온라인제출용)

교과목명 : 현대시론

성 명 : 황 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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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과 제 명: 다음 시집 중 한 권을 선택하여 읽고,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시를 분석하여 한편의 글을 완성하시오. 아래 유의 사항을 숙지하고, 선택 시집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한 편의 글을 쓴다. (이하 생략)

o 선택 시집: 도종환, 사월의 바다, 창비, 2016

 

제목: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목 차

. 서론

 

. 작품의 분석

  1. 3대 모티프

   1) 의 무게와 눈물

   2) 썩은 밧줄

   3) 사랑이라는 빛

 

  2. 작가의 특징

   1) 자주 사용하는 언어적 습관

   2) 사회 문화적 맥락

 

. 결론

 

     

. 서론

   도종환의 사월 바다, 제목에 걸맞는 작품으로는 세월호의 통증을 다룬 <화인>火印으로 봐야겠지만, 작품집 전반을 흐르는 오탁악세현상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힘겨운 유년시절부터 정계에 입문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숱한 신분의 변화를 겪으며 체득한 경험과 시인의 눈에 굴절된 세상 인심은 거칠고 위태롭기만해 보인다. 그러나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회색빛 탁류 속에서도 자연은 무심히 꽃을 피워내고, 타락한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일으켜 세우는 어떤 힘이 있다. 시인은 본문에서 그는 누구인가수차례 반문하며 독자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 작품의 분석

  1. 3대 모티프

   1) 관의 무게와 눈물

   시인이 정치에 입문하여 황당하고 혼란스웠던 점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시인 특유의 섬세한 정서로 정치에 겁 없이 뛰어들어 수많은 문제와 갈등을 안고 좌충우돌하며 정적의 무례와 오만과 몰염치로부터 탄식하고 절망하는 일이 왜 없었을까. 그의 작품 화엄 장경, 해장국, 왼손 등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말 없는 왼손으로/쓰러진 오른손을 가만히 잡아주며/잠드는 밤//오늘도 애썼다고/가파른 순간순간을/잘 건너왔다고//제 손으로/지그시 잡아주는/적막한 밤//어둠속에서/눈물 한방울이 깜빡깜빡/그걸 지켜보는 밤 왼손전문

 

   환경의 변화와 야권 정치 이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와 넓은 무대에서 시선집중은 두려움과 과로를 동반한다. 그로 인해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말해 자유로운 영혼의 머리를 짓누르는 관모의 중압감 때문에 남모르게 눈물도 흘렸을 것이다.

 

  2) 썩은 밧줄

  그의 작품집 사월 바다는 세월호와 눈물을 연상시킨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무고한 어린 목숨들이 희생된 인재였다. 여기에는 원칙무시와 근무태만과 비리와 탐욕이 함께 했으며, 언론의 오보와 지휘계통의 부재 등이 가세된 사상 최악의 작품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이 모두 혼탁하여 마치 암초 사이를 빠르게 지나는 급류의 뗏목 같은 위태로움을 느꼈다. 그는 겨울 저녁에서 거세개탁(擧世皆濁)과 찻잔을 논하며 현실의 울분을 눅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찬술 한잔으로 몸이 뜨거워지는 겨울밤은 좋다/그러나 눈 내리는 저녁에는 차를 끊이는 것도 좋다/뜨거움이 왜 따뜻함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며/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있는 겨울 저녁/거세개탁이라 쓰던 붓과 화선지도 밀어놓고/쌓인 눈 위에 찎힌 산짐승 발자국 위로/다시 내리는 눈발을 바라본다/대숲을 흔드는 바람이 산을 넘어간 뒤/숲에는 바람 소리도 흔적 없고/상심한 짐승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지 여러날/그동안 너무 뜨거웠으므로 딱딱한 찻잎을 눅이며 천천히 열기를 낮추는 다기처럼/나도 몸을 눅이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겨울 저녁전문

 

   거대한 배가 침물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조난구조의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흠없이 보이던 시스템의 밧줄이 실상 속은 오염되어 냄새가 진동하고 중간중간 썩어 제 구실을 못했다. 이러한 사건이 비단 세월호에만 해당 되겠는가. 피라미드의 상부에서 하부까지 연결하는 고리의 견고와 민첩함이 서슬이 퍼런 칼끝 같이 강하고 엄하지 못하였고, 어리석은 언론은 오합지졸의 소란은 아니었을까. 시인은 그 원인을 서유기 3에서 속내를 드러냈다.

 

좋은 가르침은 외면하고/삿된 법을 받아들이며/온종일 이를 전파하며/어리석게 산다/가야 할 곳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몸은 진흙탕에 산다/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며 어리석게 사는/그대도 나도 사오정이다

서유기 3/오정(悟浄) 일부분

 

   그가 보여준 서유기시리즈에서 우리의 인간의 속성을 일깨운다. 모두 제 잘난 맛에 살아간다. 악하고 오만한 자는 자기의 꾀에 속아서 살고, 선한자는 자기의 덕을 쫓아서 살고, 게으르고 어리석은 사람은 왜 사는지 모르고 살고, 부지런한 사람은 주어진 소복에 산다. 서유기 1오공(悟空)에서 호가호위 (狐假虎威)했을지 모르는 자신을 사오정에 빗대어 반추하는 겸손함도 보였다.

 

   3) 사랑이라는 빛

   온 세상이 혼탁하여 말세지말의 모습을 보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 속에는 한 줄기 위로의 빛이 행간에 감추어져 있다.

 

난세에 믿을 만한 지도자를 갖지 못한 국민들은 아무 데나 대고 욕을 하고/울화를 풀 길 없는 젊은이들은 점점 사나워지는데/소서 지나 초복이 멀지 않다/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배롱나무가/진분홍 꽃을 피우고 있는 게 대견하다/경멸과 상극의 시간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도/꽃을 피워야겠다는 마음이 가상하다 여름 일기일부분

 

총을 들던 소년들의 손에 악기를 쥐여주었다/악기를 불려면 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고/브라스밴드를 만들었다 존 리 신부일부분

 

   이태석 신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남수단 전쟁터로 달려가서 헌신한 사랑이야말로 밤하늘의 별이 되어 빛나고 있다.

 

증오의 말은 가르치지 말라/세상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경전 같은 말씀이 있음을 가르치되/시인의 음성으로 하라/나약하지도 않고 사납지도 않은 목소리로/신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라/거기 희망이 있다 그들이 희망이다

희망의 이유일부분

 

  작가 도종환은 천주교 신자로서 불교적 성향의 내소사, 화엄 장정 등 다수의 작품도 있다. 불교용어를 많이 써므로 자칫 불자라고 보일 수 있으나 진리의 말씀에는 광휘가 나온다.

 

  2. 작가의 특징

   1) 자주 사용하는 언어적 습관

   거시적 읽기로 충분할 만큼 그의 시어에는 은유나 함축을 찾기 힘들다. 산문 형식의 글쓰기로 평범하고 수수한 어휘 때문에 시다운 감칠맛은 없다.

다만 그날, 김근태 등 자신의 이념적 성향의 굳은 의지가 글속에 짙게 깔려 돋보인다.

 

   2) 사회 문화적 맥락

   도종환 시인은 자신의 시스승에서 좌절과 고독만이 스승이었다고 고백했으므로 미시적 분석은 생략한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작가의 비극적인 삶과 깊은 사유가 높은 예술적 작품으로 탄생되는 예가 많다. 시인은 슬픔의 현에서 불행했던 과거 때문에 군부독제에 대한 저항과 전교조에 가담했으리라 짐작한다. 격렬한 희망이나 김근태를 통해서 자신의 강한 이념을 잘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도 폭포는 물의 현상을 관찰하여 자신의 연약하고 섬세한 시인이 과격하게 변하는 원리를 나름 설명하기도 했다.

 

. 결론

   시인은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하다며 거세개탁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런 글은 창세부터 있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1:2, 그러므로 말세의 혼탁과 창세의 혼돈, 공허, 흑암이 유사하다. 혼돈과 무질서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 살면서 교육 환경에 따라 추구하는 이념이나 가치관이 어긋날 수 있다. 특히 편향된 교육은 과격한 증오심을 불러오는 위태로운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 우리는 이념적으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감정의 대립이 어느때보다 깊다. 이것은 세대간일 수도 있고 지역간 일수도 있고 국가나 종교 및 이성 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남을 이해하지 못할 수 없고, 원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연다면 적은 이미 적이 아니다.

시인은 나는 남을 위해 기도하고 세상을 위해 일하며/ 인생의 십분의 일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시는 모든 약하고 소외받은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는 벽을 넘는 담쟁이와 같이 손에 손을 잡고 사랑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참고문헌

도종환, 담쟁이, 시인생각, 2012

도종환, 사월 바다, 창비, 2016

김신정오성호유성호오문석, 현대시론, KNOU출판문화원,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