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보관창고/방송대

서사문학의 이해와 창작 과제물

by 山海鏡 2017. 9. 14.

교과목명 : 서사문학의 이해와 창작

 o 과제유형: 없음

o 과 제 명: 소설 1편 작성

1. 삶에 영향을 끼친 5개 키워드

상상 우매 탐구 성경 MAYA

2. 키워드별 사건의 개요

상상

어린 시절 혼자 있을 때 가끔 상상을 즐겼다. 세상의 모든 방이란 방은 아름다운 풍선이 가득 찬 것을 생각하며 기뻐했다. 반면,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들이 가득 찬 방을 생각할 때는 공포를 느꼈다. 나중에는 아름다운 것과 무서운 것이 조금씩 섞인 상태의 무한조합을 생각해 냈다. 이러한 개념은 풍부한 상상력의 결과로서 창작 활동에 무한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었다.

 

우매

엄부의 회초리는 우매를 꾸짖었으나 나의 둔함과 어리석음은 가시기는커녕 지금도 여전하거니와 그 일로 인해 오히려 바보처럼 순응과 인내가 싹텄다. 초교 2학년 때 짝꿍이 책상에 절반 넘게 금을 긋고 어쩌다 내 책이 금을 넘기라도 하면 제 귀지를 파서 내 입에 잽싸게 집어넣었다. 그때도 역겨운 것을 뱉어내기만 했을 뿐 민첩하게 피하거나 반격하지 못했다.

 

탐구

만드는 것을 특히 좋아해서 자전거 발전기를 분해해서 선풍기로 둔갑시켰다. 80년 초 8bit 컴이 출시 되었을 때 신혼 전셋세값 만큼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장만하고 표준품셈과 물가정보로 데이터를 구축하여 당시 시중에 흔치 않던 견적 작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소문은 듣고 전기공사 업체에서 밤늦게까지 도면 뭉치를 들고 찾아와 입찰 내역서를 만드느라 단칸방 식구들은 쪽잠을 잘 때가 많았다.

 

성경

조모님의 믿음을 대물림한 모태신앙이다. 종교적 관점을 떠나 성경을 역사서로 받아들이기만 해도 인간 본성에 대한 시각과 통찰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 뒤늦게 성경 필사를 해오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새롭게 열렸다.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32,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

 

MAYA

Alias_Wavefront사에서 출시된 MAYA를 처음 배우면서 자다가도 웃었다. 기분이 침체되었을 때 새롭게 접한 신기술을 생각하면 적어도 20% 정도 기분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MAYA3D 영화 또는 게임을 제작하는 툴로서 직장에서 10여 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고 매력적이다.

 

3. 창작소설

접속

 

스튜디오의 현관에서 노크해도 반응이 없자 젊은 여자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기이한 광경을 보고 처음엔 놀랐지만 그를 방해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 현실에서 가상 공간으로 들어간 해경의 눈을 통해서 보는 가상 현실이 데스크 옆 서브 모니터에 비치고 있었다. 해경은 무중력 의자에 몸을 맡긴 체 눈을 감고 다음 작품의 시놉시스(synopsis)를 점검하는 중이었다. 유저들은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하며 진부함을 참지 못했다.

최근 대형 제작사 할리우드와 소니픽스쳐는 우주 공상 과학에서 다시 희랍신화의 영웅담 parody로 복귀했다. 그러나 해경은 한국전쟁 이후의 회복기와 부흥기를 재조명하고 있었다. 최근 뇌과학 분야와 VR 편집기술이 융합된 파이프라인은 SF계 영화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분명했다.

특히 원시시대부터 최근까지 시대별로 구축된 다양한 사물 빅데이터로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으며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수 세기 과거로 들어갈 때도 복식 따위의 고증이나 소품 제작에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오감을 만족시키는 신형 웨어러블 콘택트는 통신뿐 아니라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었다, 다만 병원 회복실처럼 접속과 분리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처음과 마지막 30초의 집중과 이완의 각성 장치가 국제 규약에 의하여 의무적으로 추가 되었다.

몰입도가 램의 상태까지 도달하려면 적어도 10분 이상의 집중이 필요하다. 인간 능력의 무한함이 신의 영역까지 도달했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경이로운 체험을 위해 해경은 가상 환경의 조건을 또박또박 세팅하고 로그온했다.

프로그래밍이 된 시퀸스에 따라 몰입도가 깊어지자 시각의 초점을 시작으로 모든 감각기관이 또렷이 열렸다.

 

한겨울 수성동 새벽 거리는 뿌옇다.

빌라의 신축현장 모퉁이에 불통을 가운데 두고 누런 작업복들이 불을 쬔다. 구멍이 숭숭 뚫린 사각 페인트 통에 가득 집어넣은 나무토막이 타닥타닥 기세 좋게 타오른다. 찬바람에 귓불이 언 사람은 장갑을 벗어서 손으로 비거나 언 손으로 불꽃을 움키기도 하였다. 십여 분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손만 내밀고 오글거리고 있었다. (해경의 눈동자와 손가락도 조금씩 빠르게 움직인다)

두툼한 MICIN 약봉지가 작업복 안 주머니에 삐죽이 나온 진문은 주홍색으로 달궈진 불통의 철판에 담뱃불을 붙이고 시계를 들여다본다.

이봐 이 씨! 오늘은 좀 어때?”

괜찮아지겠지요. ...”

하고 말끝을 흐리며 진문은 엉거주춤하게 허리를 펴 보였다.

연애도 잘해야지, 빠이뿌가 새면 우짜노?”

“....”

노총각 입에 민망한 미소가 흘렀다. 곧 공구 창고를 열어야 했다. 공터에 쌓인 거푸집은 아직 못이 삐죽삐죽 뽑히지 않은 채 무서리로 덮여 있었고, 함석 굴뚝에서 두 갈래의 연기가 올라가는 함바는 아침 손님을 받느라 분주했다. 몸을 구부리고 자재파악을 하던 현장소장이 이쪽을 보며 물었다.

이봐! 배 씨 왔어?”

아직 안 보이는데요.”

오는 길에 사무실에 들러 부속 좀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걱정스럽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쌓올린 주철관에 분필로 하나씩 금을 그어가며 세고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 팬 곳에 고였던 물이 얼어 유리같이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샘플처럼 모든 사물이 맑은 얼음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싸늘한 북서풍에 종이 나부랭이들이 언 바닥을 미끄러져 갔다.

 

느닷없이 쿵! 하는 소리가 나자 모든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씨발! 욘부 엘보(よんぶ Elbow) 한 포대 들고 미친놈 마냥 뛰었네!”

배 씨가 씩씩거리며 창고 앞에 커다란 부속품 자루를 집어 던지고 허리에 손을 얹고 있었다.

이봐 배 씨! 소장이 찾던데?”

입이 걸쭉한 배 씨는

버스 차장년이...”하다 말고 소장 쪽으로 갔다.

한편 가설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던 해경도 부속 포대가 찢길 듯 내던지는 소리에 놀라 문틈으로 빼꼼 내다보았다. 배 씨의 숨이 매우 거칠었다. 드럼통에 널판을 걸친 가설 화장실에 오래 쪼그리고 있어서 다리가 저렸다. 밑에서 맴돌던 오묘한 열기가 대류현상을 일으키며 치솟자 해경은 훅 불어 흩으며 코를 찡그렸다.

 

반들거리는 갈색 양피점프를 벗어서 거죽을 까뒤집어 사무실로 들어간 배 씨는 헙수룩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여기서 내리려는데 차장년이 차비를 또 달라잖아!”

그래서?“

아까 냈다고 냅다 소리 질렀더니 차장년이 코맹맹이 소리로 언지예?’ 카는기라!”

이쯤 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결국, 버스 기사가 한 정거장을 더 끌고 가서 배 씨를 내려줬던 모양이다.

다방내지 사건으로 마누라 눈 밖에 나서 출근할 때 왕복 차비밖에 못 탄데

라고 누군가가 귀띔했다.

 

진문이 창고의 문을 열자 작업자들이 우르르 따라 들어가 각자 공구를 챙겨서 나왔다. 오전 일과가 시작되었다. 작업자의 페인트통을 절반 잘라서 만든 연장통에 정과 망치 그리고 파이프 렌치와 아사 등속을 넣고 손에는 새 장갑을 끼고 있었다. 반장은 기술자 하나에 조수 하나씩 붙여서 일감을 나누어 주었다.

현장으로 갈라지기 전에 끝이 무뎌진 정은 작업대로 가서 간단히 손을 본다. 곡수(cokes)불에 넣고 풍구로 벌겋게 달구어 모루에 얹고 망치로 내리친다. 하나같이 얼음에 세워서 ~’소리를 내며 약식 담금질까지 했다.

배 씨는 좋은 얼굴빛으로 담금질하는 해경에게 다가와 한쪽으로 조용히 불러 세웠다.

내가 어제 오후에 출근했잖아?

그랬지예.”

그거 한 대가리로 올려주면 안 될까?”

“....”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무거운 부속 들고 오느라 존나 힘들었어!”

사장님이 어제 오전에 오셔서 배 씨를 찾았습니다!”

단호히 거절했다. 배 씨는 어제 사장이 다녀갔다는 말에 놀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랬구마...”

 

한편 진문은 아줌마부대가 출근하자 먼발치서 그들 가운데서 골똘히 누구를 찾고 있었다.

낮에는 못에 찔리고 밤에는 X에 찔리고...”

거푸집을 해체한 다음에 못을 뽑는 여자들이 질펀한 농을 하면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 중 빨간 립스틱을 바른 갸름한 얼굴의 여자가 도시락 같은 것을 들고 멈칫거리고 있었다.

 

.. .. .. .. ..”

VR에서 아웃 사인이 들어오고 카운터 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 나머지 해경은 스튜디오에 여자 친구가 온 것도 모르고 다음 확인할 부분으로 휠을 돌리며 계속했다.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구워 먹고 막걸리로 거나하게 취기가 오른 밤에 김 상무가 입을 열었다.

“6.25사변 당시 모 사단의 인원 보충이 있어서 내가 중사로 진급되자 차출되었지, 그때 자대는 최전방에 있었어

모두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다.

도착하니 전투가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는데 사방에 군인들 시체가 널브러져 있고, 포격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상황이야! 몸을 겨우 피해서 참호 속으로 굴러떨어졌는데, 그 밑에도 발에 시체가 뭉클하고 닿는 거야!”

김 상무는 진저리를 떨면서 말을 이었다.

따져 볼 것도 없이 죽는 건 정말 시간문제였어!

그래서요?“

내가 꾀를 냈지, 수류탄 하나 까서 참호 밖에 던지고 오른손을 요렇게 내밀었어!”

하고 제 손을 들었다.

그랬더니 수류탄이 폭음을 내면서 터지는데 손바닥이 따끔하더라고, 내려서 보니 피가 나고 난리도 아니야,”

김 상무는 그때 입은 중지에 생긴 희미한 상처를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의무병! 의무병! 있는 데로 소리를 질렀지! 그랬더니 의무병이 급히 뛰어와서 내 손을 보더라구, 그래서 너 말이야 살고 싶으면 나하고 여기서 빨리 튀자 그랬어! 그놈도 얼씨구나 꽁지 빠지게 달려서 야전병원으로 갔던 거야, 그래서 그놈도 살고 나도 이렇게 살아남았어.”

임전무퇴란 말이 무색했다.

전쟁이란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비극이야!”

김 상무는 쓴웃음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편집기의 휠을 조금 뒤로 돌려서 정의롭지 못한 이 부분은 편집해버리고 다음 신으로 넘어갔다.

 

사장 처남이 양동이에 막걸리를 철철 넘치게 퍼왔다. 그리고 사발에 반 정도는 바닥에 흘리면서 뚝딱 들이켰다.

~“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앞을 노려보지만 상대할 대상이 아무도 없었다. 주인이 퇴근한 함바에서 술독에 남은 것을 모조리 퍼온 것이다. 그는 평소에는 손이 떨리고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나 술이 한잔 들어가면 놀라울 정도로 몸이 멀쩡해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지켜보면 말이 거칠어지며 아무나 붙들고 괴롭히려고 든다.

 

평소에는 배 씨를 형님! 이라고 부르던 사람이 지금은 시비 조로 말을 했다.

어이, 배 씨! 당신 얘기 한 번 들어보자!“

안구가 돌아가지 않자 허리를 옆으로 틀며 지껄였다.

그러나 배 씨는 괘념치 않고 또 시작했군하면서 공사판 일을 접고 잠시 골목을 헤매며 변기 고치던 이야기를 꺼냈다.

어떤 부잣집에서 불러서 가보면 막힌 변기를 뚫어달라는 거야

그래? 그렇다면 예전에 칠성동에서 뚫어! 뚫어! 외치던 사람이 배 씨였어?“

그랬을지도 모르지! 변기 막힌 건 우리는 척 보면 다 알잖아?”
그렇지!“

신문지를 똘똘 뭉쳐서 변기 속을 꽉 막아놓고 주인이 보는 앞에서 넘치는 물속에서 맨손으로 똥을 주물럭거리며 고개도 갸우뚱, 심각한 표정을 짓는 거야!”

에이 난 그딴 짓은 죽어도 못 해
프로는 쇼를 하는 거야! 시원한 음료수도 나오고 품도 넉넉해져! 알아?”

얄팍한 입술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이번에는 옷 자랑으로 이어졌다.

이거 말이야, 마누라 없는 날 화장품 푹 덜어서 때 빼고 광냈는데 양피에는 콜드크림이 최고야!”

 

.. .. .. .. ..”

VR에서 아웃 사인이 들어오고 카운터 다운이 시작되었다.

한 번 더 휠을 돌려서 편집시키고 새로운 신을 열고 시작하였다.

 

지저분한 내용이 지나가자 스튜디오에 있는 여자 친구는 계속 서서 지켜볼지 망설였다.

자기 일에 진중함이 없고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과 바른길을 두고 곁길로 나가는 사람들의 속성은 핑계가 많고 잠시 얻는 유익은 미래가 없다.

 

망치를 내리치자 정의 끝과 단단한 돌이 부딪혀서 불꽃이 튀었다. 정의 끝이 콘크리트 벽을 파고들 때마다 단단한 콘크리트 조각이 야금야금 떨어져 나갔다. 퍼렇게 멍든 손등이 흰색 목장갑을 뚫고 들어온 정의 머리가 말리면서 양 뿔처럼 말린 날카로운 끝에 찔려서 피가 난다. 해경은 4미터 높이의 사다리에서 조심조심 내려왔다.

 

.. .. .. .. ..”

 

밖에서 참고 다소곳이 기다리던 여자친구가 시계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며 영상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댔다.

무중력 의자가 정위치로 천천히 돌아오며 해경은 두 팔을 벌리면서 미소를 머금었다.

언제 왔어?”


'보관창고 > 방송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ㅣ현대시론  (0) 2017.09.28
현대 소설론  (0) 2016.10.11
취미와 예술  (0) 2016.10.11
한국근대작가론_(작가란 무엇인가? 작가 염상섭에 대하여 논하시오)  (0) 201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