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낭송시15 샛강 그리고 노을 샛강 그리고 노을 / 山海鏡 한낮의 햇살이 나뭇잎의 상형문자를 읽으며 피라미 등을 쓰다듬다 돌아가고 미리내 건너온 천 개의 눈들이 신비로운 전설을 들고 저문 강으로 하나씩 찾아올 때 들판을 지나던 한 줄기 바람이 샛강의 갈대를 흔드는 것은 고운 노을에 그만 슬퍼졌기 때문일까 .. 2016. 5. 13. 탕 湯/ 山 海 鏡 끓는다 뜨거운 육수가 등뼈 사이로 흐른다 크고 작은 조각이 어울려서 치솟고 곤두박질친다 이것만은 내 것이라고 여기던 자존심 움키고 감췄던 비장한 무엇이 죄다 흘러나와 서로에게 한없이 스민다 납덩이 가슴은 처음부터 있었을까 땀과 눈물의 뜨거운 부대낌 불길이 지.. 2016. 5. 12. 춘우 春雨/ 山 海 鏡 아침부터 오는 기별 보리밭 밟듯 자분자분 애기 재우듯 토닥토닥 입춘 지나면 먼산 잔설도 정겹고 궂은 날도 노루 꼬리만큼 길어지는 걸까 시름 달래려 배 깔고 누웠는데 성큼성큼 흙 마당 가로질러 마실 오던 벗 곤한 봄꿈이라도 깨울까 봐 헛기침도 없이 가만히 돌아서.. 2016. 5. 1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