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모(磨耗)
굼실굼실 세월의 강에 궁굴린 이순(耳順)
아홉 굽이 긴 고랑에는
빈 깃대만 바람 앞에 서 있고
세파는 모래톱에 수만 갈래 길을 냈다
찍어대던 부리는 세월 따라 흘러가고
어느 님의 호숫가에 찰랑거리고 있을까
이제는 안으로만 쨍쨍 울리는,
맑은 물에 갓 헹구어낸 단순한 언어로
그래서 동그란,
어디서 한 번 본듯한 미소로만 남아라
山海鏡
마모(磨耗)
굼실굼실 세월의 강에 궁굴린 이순(耳順)
아홉 굽이 긴 고랑에는
빈 깃대만 바람 앞에 서 있고
세파는 모래톱에 수만 갈래 길을 냈다
찍어대던 부리는 세월 따라 흘러가고
어느 님의 호숫가에 찰랑거리고 있을까
이제는 안으로만 쨍쨍 울리는,
맑은 물에 갓 헹구어낸 단순한 언어로
그래서 동그란,
어디서 한 번 본듯한 미소로만 남아라
山海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