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림月林장
_서행시초4
백석
'自是東北八0仟熙川'의 팻말이 선 곳
돌능와집에 소달구지에 싸리신에 옛날이 사는 장거리에
어느 근방 산천에서 덜거기 껙껙 검방지게 운다
초아흐레 장판에
산 멧도야지 너구리가죽 튀튀새 났다
또 가얌에 귀이리에 도토리묵 도토리범벅도 났다
나는 주먹다시 같은 떡당이에 꿀보다도 달다는 강낭엿을 산다
그리고 물이라도 들 듯이 샛노랗디 샛노란 산골 가마슬 볕에
눈이 시울도록 샛노랗디 샛노란 햇기장쌀을 주무르며
기장쌀은 기장차떡이 좋고 기장차랍이 좋고 기장감주가 좋고
그리고 기장쌀로 쑨 호박죽은 맛도 있는 것을 생각하며
나는 기뿌다.
자시동북팔십천희천: 월림장서부터 동북쪽으로 화천까지는 80리 (약 30Km)
돌능와집: 지붕을 박석으로 올린 집
튀튀새: 개똥지빠귀
가얌: 개암
귀이리: 귀리
덜거기: 장끼
떡당이: 떡덩이
가마슬: 넘어가는 해의 빛, 저녁 오후 3시를 넘어서는 햇빛
시울도록: 환하게 눈이 부시도록
기장: 벼과의 일년초로 식용작물, 좁쌀보다 낱알이 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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