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故鄕
白石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 누워서
어느 아츰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 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관공關公: 중국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무장武將, 자는 운장雲長 , 하동 사람 장비와 함께 유비와 형제를 맺고 유비를 도와 정공치적이 현저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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