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인호야.
월요일에는 기록사격을 했었고 어제는 화생방 훈련을 그리고 오늘은 수류탄 투척훈련을 받겠구나 아침마다 일어나면 오늘은 아들이 무슨 훈련을 받는지 생각하며 기도를 하게 된단다.
새로운 신병들도 들어왔으니 이제는 어깨가 좀 으쓱해져서 고참이 된 기분을 첨 느껴 보았겠구나 얼마 되진 않았지만 힘들었던 날들을 생각하며 네 동료들과 그들을 바라보며 "정말 아찔하다"라는 말 했겠지.
어제는 날이 눅눅하고 저기압이라 화생방 훈련 때 연막탄개스가 오래 머물러 기관지가 좋지 않은 네가 눈물깨나 흘리며 고생을 했었겠구나, 그러나 이런 일들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고 전시가 아닌 요즘에는 무용담 만큼이나 값질것이다.
오늘은 가장 덥다는 중복날이다.
그런데 하늘도 꾸물꾸물 흐려서 훈련받는 아들을 도우려 하고 있구나.
요즘은 군대가 좋아져서 맛있는 보양식도 나올법 한데 삼계탕이나 한그릇씩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 밥을 먹는데 삼룡이가 와서 엄마눈치 못 채개 식탁밑으로 다리를 긁어서 참외 한쪽을 주었다. 그리고 너도 잘 알지만 용이는 식탁 써비스는 또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떨어진 김치국물 한 방울이라도 묻을까봐 엄청 신경을 써준다.
네 엄마도 등업이 되어서 오늘부터 기대해 보거라 편지를 쓸려고 대기중인것 같더라.
아빠는 상을 받기위해 종이를 낭비하며 긴 편지를 써서 국방비를 축내지 않고, 이 편지를 읽는데 네 휴식시간을 뺏지 않기 위하여 여기서 이만 줄이기로 한다.
from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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