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인호야.
연일 되는 훈련과 무더운 날씨에 무척 힘들고 어렵겠구나 아빠와 엄마의 대간산행도 무지하게 더웠다. 바람은 산등성이를 지날 때 가끔 불어주었지만 습도가 높아서 물 3 리터를 준비했는데 모두 땀으로 나왔었다. 이번에는 지리산 바로 직전 코스까지 진행을 했기에 다음번 9월 산행에서는 지리산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네 엄마는 힘이 들어서 그때는 못가겠다고 하며 내 눈치를 살핀다. 그래도 대간꾼이라면 마지막 구간의 지리산을 종주하여 영광스럽게 백두대간을 마치고 그 웅장한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고 눈에 담아와야 하지 않겠느냐.
지난 목요일에 보훈병원에 병문안을 갔을때 외할아버지께 네 훈련 받는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활짝 웃으시며 많이 기뻐하셨다. 요즘들어 힘드셔서 잘 웃지도 않으셨는데 외손주 군대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으신 모양이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주문진 전투때 적의 수류탄으로 부상을 입으셨는데 왜 그때 파편 제거수술을 받지 않으셨는지 물어 보았는데 전시에 몰려드는 부상병이 너무 많아서 그럴 형편이 못되었다는구나. 그냥 따끔하데 하고 말씀하시며 전투당시의 긴박한 순간이 얼굴에 스쳐가는 듯 잠시 추억에 잠기셨단다.
누나 재영이는 방학인데도 학교에 긴급회의가 있다고 하면서 선배 졸업작품 때문에 학교에 나가는 날이 많고, 동기들과 영화 찍는다고 하면서 필름값도 엄청 많이 청구해 오고 있단다. 앞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려면 투자도 많이 해야되겠지. 네 누나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중에 좋은 영화인이 되고, 그리고 인호가 미대를 졸업하고 후일 훌륭한 시각 디자이너가 된다면 우리 가족은 미래의 아트를 이끌어갈 꿈이 있는 집안이 될것이다.
그러므로 매사 창의적인 발상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하며 무었보다 건강을 유의하여 미래를 꿈꾸거라.
교회에 갈 시간이 되어 오늘은 이만 줄이겠다. 즐거운 주일을 맞기 바란다.
from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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