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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수 필

흑백사진(청보리)

by 山海鏡 2007. 10. 20.

저만치 하얀 돗단배가

햇살 반짝이는 물결위에 가만히 떠 있다.

 

청 보릿대 일렁이는 물결 너머로 바다는 거기 있었고

나는 혼자서도 잘 논다.

 

간장색 오줌통에 빠진 파리

붉은 황토 흙과 땅강아지가 내 친구였던 때

 

한참을 놀다 다시보면

흰 돗단배는 몇 뼘을 지나 있었다.

 

부싯돌로 담배불 붙이며 다리에서 거머리 떼던 영감도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의 친구도 돌아가고

 

이렇게 늘 아침에서 낮으로

낮에서 저녁으로 말 없이 해는지고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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