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하얀 돗단배가
햇살 반짝이는 물결위에 가만히 떠 있다.
청 보릿대 일렁이는 물결 너머로 바다는 거기 있었고
나는 혼자서도 잘 논다.
간장색 오줌통에 빠진 파리
붉은 황토 흙과 땅강아지가 내 친구였던 때
한참을 놀다 다시보면
흰 돗단배는 몇 뼘을 지나 있었다.
부싯돌로 담배불 붙이며 다리에서 거머리 떼던 영감도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의 친구도 돌아가고
이렇게 늘 아침에서 낮으로
낮에서 저녁으로 말 없이 해는지고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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