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柏油
山海鏡
님 오신 밤 밝히려고 동백을 심었더니
고운 눈망울이 설중에 맺혔구나
엄동설한 깊은 밤 청사초롱 마중할 때
내 임 시린 볼에 빨갛게 물들었나
고운 님 손을 잡고 깊은 정 나눌 적에
한 송이 불꽃으로 임의 눈에 피어라
동백꽃 피던 밤 그 약속을 잊었는가
말없이 창에 기대어 동백 지는 소릴 듣네
먼 후일 생각나서 혹시 나를 찾아오면
검불 같은 쑥대머리 동백유로 빗겨주고
눈 덮인 내 무덤가 홀로 붉은 동백꽃
외로운 새 한 마리 나 인양 여겨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