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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수 필

보이지 않는 끈

by 山海鏡 2007. 6. 30.

보이지 않는 끈

 

며칠 일 때문에 집에 못들어와 어제는 일찍 퇴근했다.

내주 초 아들이 입대 하므로 오늘은 대간식구들과 나가는 근교산행을 접기로 하고

모처럼 가족사진도 찍고 외식도 한번 해야한다.

 

그러나 새벽에 귀가한 아들이 오전은 자야 한단다.

그래서 삼룡이와 광교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나가기 전 배변봉투 2개와 휴지를 준비하고 나선다.

 

삼룡이는 몇가지 어휘는 확실하게 구별한다.

나가자, 귀청소하자, 약먹자, 까까, 매놔라, 삐약이(강아지 장난감 닭), 공, ...

오늘 아침에도 간단하게 등산복을 챙기고 있으니까 내 눈치부터 살핀다. 은근히 따라 나서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 삼룡이도 나가자 ! " 했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현관에 바닥에 나가서 낑낑 소리까지 내며 조바심을 낸다.

"귀청소하자"나 "약먹자", "매놔라" 같은 말은 귀신 같이 알아 듣는다 둘러보면 벌써 숨어버리고 없다.

 

300미터 정도 걸으면 삼룡이 배에서 신호가 오는 모양이다.

길가다가 속도가 떨어지고 엉거주춤하면 즉시 준비를 해야한다. 자주 데리고 나가다 보니 그놈이 언제 어디쯤 시작을 할 건지 예측 할 수 있다. 아마도 장 운동이 되니 자연스레 그리 되는가 보다.

 

산을 오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처음 시작 할 때는 숨차고 발가락 아프고 했었는데 지금은 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

삼룡이가 처음에는 촐랑거리고 앞에서 나를 잡아 끌고, 나무마다 조금씩 나누어 산림녹화 사업을 하며

즐거워 했는데 차츰 거리가 멀어지니 헐떡거리며 걸음이 늦어졌다.

 

사람들이 많거나 애들이 있으면 목줄을 해야한다. 그러나 목줄은 서로에게 부담이다. 개는 냄새로 지도를 그리며 가는가보다. 한참 동안을 냄새 확인을 하고나서 표시를 반드시 해야 되는 모양인데 기다리는 시간이 걸음을 붙든다.

그러므로 목줄을 풀어놓으면 자유롭다. 저만큼 떨어져 있다가 바로 내곁에 붙는다. 앞으로 나가다가도 10미터 를 벗어나지 않고 뒤돌아 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끈이 있는 것만 같다.

처음에는 5미터 였다. 이제는 10미터 정도다.

더욱 자유롭기 위해서는 길수록 좋을것이다. 그러나 길을 잃게될 위험요소가 있다. 자신이 있을때 그렇게 해야한다.

삼룡이와 내가 그렇듯, 모든 속해있음의 안에서도 가까이와 떨어짐이 유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철탑아래 계단을 한번에 치고 오르는데 삼룡이가 힘이 부치는지 헤멘다. 전에는 나도 올라가다 서너번 쉬었어야 하는 계단이었는데 나는 이런 나를 느끼며 가끔 놀란다.

누가 앞지르기라도 한다면 그 꼴은 더욱 못본다. 어떤 자신감이 생겼기에 그리된 것인지 대간꾼 자존심 때문인지. 오늘도 여기쯤에서 유턴하자 맘 먹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가 앞지르기를 했다.

1.5킬로를 남겨놓고 ....  좋다 시루봉을 찍고 오자 !

삼룡이가 무척 힘들어 한다. 정상을 돌아 한참을 내려오는데 그 젊은이가 올라오고 있었다. 무척이나 숨차하는 모습은 1년전 내모습이다.

 

급히 샤워하고 사진관에 갔을 때 안에서 나오는 열이 땀으로 바뀌었다.

코디가 땀을 찍어내느라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스마일 ... !

프레시가 수십번이 터졌다. 증명사진이나 여권사진과는 확실히 다르다.

 

외식을 마치고

돌아와 아들이 친척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넣어 인사를 한다.

직접 찾아뵌건 울진 할머니밖에 없다 그 다음은 수금 다니는것 같아 그리말라 일렀기 때문이다.

막내동생은 며칠 전에 따로 불러내어 조카에게 식사대접을 했었다 한다.

그 전화하는 소리가 가물가물 해 짐을 느끼며 낮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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