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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수 필

아침

by 山海鏡 2025. 1. 14.

지난해 연말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그리고 무안공항 대참사가 꼬리를 물고 터졌다. 물가에 놓은 아이처럼 우려했던 일들이 기어이 터지고야 말았다. 

 

요즘처럼 심기가 불편하여 잠을 못 이루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또 어떤 위선과 술수가 등장할지, 바람은 어느 방향으로 불는지 참으로 점입가경이다. 주구를 시켜 도적을 가리키는 주인의 손가락을 물어뜯게 만들고, 나팔수에게 한쪽 방향으로만 나팔을 불게 한다. 마치 고장난 비행기가 활주로를 미끌어지는 것 같이 섬뜩하다.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무법천지는 불의가 연대하여 정의를 누른다. 풍전등화에 놓인 국운이 위태한 시국에 누가 장수로 나설 것인가? 백년대계를 논하는 지장이나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는 덕장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가? 

 

나는 거미처럼 몸을 움츠리고 생각에 잠겼다. 역사는 태평성대와 난세가 번갈아 온다는데, 사회가 이리 혼란스러운 것을 보면 지금은 난세가 분명하다. 간신과 역적 무리가 득세하는 시기가 지나면 정의가 하수처럼 넘치고 정치와 문화가 꽃피는 태평성대가 펼쳐지긴 할까? 

 

역사적으로 백성이 타락하고 간신들이 득세할 때 위기가 왔다. 부정한 방법으로 첫단추를 잘 못 끼웠기 때문이다. 터져나오는 물을 막을 감당이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난세의 정점을 찍으며 변곡점을 지나는 것 같다. 어둠이 깊으면 아침이 가깝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지나고 지역도 없고 여야도 없이 그동안 우리가 쫒던 아무 기념도 모두 버리고

침묵의 시간을 갖자 그런 후에 스스로 동질성과 사랑을 회복하며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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