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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문 학/수 필43

흑백사진(청보리) 저만치 하얀 돗단배가 햇살 반짝이는 물결위에 가만히 떠 있다. 청 보릿대 일렁이는 물결 너머로 바다는 거기 있었고 나는 혼자서도 잘 논다. 간장색 오줌통에 빠진 파리 붉은 황토 흙과 땅강아지가 내 친구였던 때 한참을 놀다 다시보면 흰 돗단배는 몇 뼘을 지나 있었다. 부싯돌로 담배불 붙이며 다.. 2007. 10. 20.
흑백사진(냄비 때우소) 흑백사진 삐삐 유선 줄에 달린 목제 스피커에서 유행가 차차차가 울린다. 자석 전화기의 왕대 수저통만 한 바테리를 깨부수면 그 속에는 굵은 연필 한 개와 까만 콜타르 덩어리가 있다. 허옇고 검은 내장은 저쪽으로 던져버리고 봉은 빼내서 상규를 주고 상규 애비는 깨진 질항아리를 철사로 정성스레.. 2007. 9. 15.
체질 나는 임야에 나무를 심는다거나 넓은 땅에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을 항상 고마워 할 뿐, 그들의 삶 자체를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정말 내가 맘이 내켜서 분재나 화분 몇 개를 거실에 마련하거나 뜰앞 한켠에 두어이랑 채소밭이나 가꾸면 그로 족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직접하지 않고도 그 일들의 전말.. 2007. 7. 19.
흑경(黑鏡) 기침이 나고 가슴이 불편해서 얼마 전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부친의 가족력도 있고, 젊었을 때 나의 화려한 경력도 있고 해서 문진을 받는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공부에 특별한 재주도 없었거니와 줄줄이 딸린 동생들을 .. 2007. 7. 15.
박제 시골 약간 번잡한 포구의 장날(후리포장날)이었다. 너무나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라 가물거리지만 잊을만하면 생각해 내곤 했었던 사건이라 그 부분만큼은 그래도 선명히 남아있다. 꽁치 그물 냄새와 어물전 생선 냄새 뻥튀기 터지는 소리..., 그보다 더욱 진하게 기억에 밴 것은 큰 배에.. 2007. 7. 9.
맡기고 돌아서며 아침에 아내는 새끼 딸린 암캐 마냥 까칠해 있었다. 군에 먼저 보낸 친구들 얘기 듣고 간접 체험한 덕분인가 무슨 말만 해도 톡톡 쏘아붙여 당최 말 붙이기 어려웠다. 남자들은 배 아파 낳지 않아서 그런 기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침 식사 때 식.. 2007. 7. 3.
보이지 않는 끈 보이지 않는 끈 며칠 일 때문에 집에 못들어와 어제는 일찍 퇴근했다. 내주 초 아들이 입대 하므로 오늘은 대간식구들과 나가는 근교산행을 접기로 하고 모처럼 가족사진도 찍고 외식도 한번 해야한다. 그러나 새벽에 귀가한 아들이 오전은 자야 한단다. 그래서 삼룡이와 광교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 2007. 6. 30.
그후에 본즉 지금도 많은 건축 디자이너들과 과학자들은 웰빙을 위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첨단의 홈 오토메이션에 홈씨어터, 멀티 미디어로 세계의 언어가 다른 문화와 실시간 교감하며, 헬스실, 음악 감상실, 접견실, 회의실, 서재, 수집품 진열실 등 다양한 인테리어 공간도 생각할 수 있으며, 외.. 2007. 4. 1.
조각상 조각할 대상, 착상, 소재, 도구, 시간, 작업....... 조각에 대하는 잘은 몰라도 내가 맘에 들어하는 어떤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며 생각하고, 나무나 돌, 찰흙, 석고 같은 재료들을 써서 조각을 해 나갈 것 같다. 작품을 예술적 가치를 위해서 또는 비록 모방의 습작 일지라도 맘에 드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 2007. 2. 22.
엄살 전쟁에 나갈 때 한 번 기도하고, 바다를 항해할 때 두 번 기도하고, 결혼을 할 때 세 번 기도한다고 했던가? 나는, 오늘 아침 치과에 사랑니를 뽑으러 나가서 세 번이나 기도를 했던 것 같다. 치과 문을 들어서면서 병원과 간호사와 의사들을 위해서 한 번 하고. 사랑니가 순적히 발치 되어 주기를 바라.. 2007. 2. 6.
크루즈여행 아내와 떠난 크루즈여행 신정연휴와 감기 덕분에 여러 날을 쉬었건만 이틀을 출근하고 또 크루즈 여행을 간다고 나서자니 애들이나 회사 보기에 좀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산악회의 연중 행사로 이미 오래전에 약속이 되었던 터라 그리 눈치보지 않고 나서게 되었다. 산악회는 1년에 한두번씩은 해외.. 2007. 1. 8.
꿈속의 꿈 夢 IN 夢 (몽중몽) 비바람이 몰아치는 창가! 흔들리는 장미꽃 줄기에 매달린 달팽이 한마리가 애처롭다. 주인공은 방안을 서성이며 초조하게 시계를 바라본다. 아직 시간이 이른 듯 의자에 돌아와 앉아 창밖을 주시하며 생각에 잠기고 빗발은 가늘어 지고 바람도 자는듯하나 달팽이는 꼼짝하지 않는다... 2006. 11. 29.
결혼 예식장 산악회 박대장 딸이 어제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회장이 운영하는 산악회용 버스를 타고 예식장에 갔다. 그러나 우리는 집사람과 낮예배를 마치고 승용차로 따로 갔었다. 박대장은 심성도 곱고 몸도 건강하여 그야말로 안팎이 옹골차서 대원 모두가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 2006.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