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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문 학220

몸시 몸시 산해경 시집 안 내? 누가 물으면 나는 몸으로 쓰지 말한다 2023. 8. 26.
요상헌 문 요상헌 문 산해경 웃고 계신 장모님은 올해 팔순 허구도 여섯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신발을 들고 들어 오셔서 거실 서랍장에 고이 넣으시며 "요상헌 문이여! 저그서 넣으면 요리로 나온당게..." 모인 자식들과 여상히 드시다가 느닷없이 서랍장 신발을 꺼내시며 "야이! 시방 가야 혀!" 할머니* 또 오셨능갑따 하루에도 몇 번씩 판이 튄다 * 치매로 인한 인지 부조화 2023. 3. 23.
빛의 소리 빛의 소리 황영원 하늘과 땅의 경계뿐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물조차 식별할 수 없는 참담함, 달도 별도 없는 그믐의 밤하늘은 먹에 가깝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와 별 몇 개 박혀있는 밤하늘은 보석처럼 더 깊고 푸르다. 딥불루(Deep Blue)는 한색(寒色) 계열로 차분하고 냉정함을 지닌 이지적인 색이다. 나는 도회지의 희뿌연 삶에서 고흐의 같은 청량한 밤을 꿈꾼다. 지난해 초여름 1박 2일 모임이 울산에서 있었다. 낮에 태화강 십리대숲을 둘러보고 저녁 무렵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아늑한 교회 수련원에 도착했다. 목사님은 일찌감치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해놓고 계셨다. 저녁을 겸한 행사를 마치고 일행은 정갈하게 마련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자정 넘어 소등하며 우연히 바라본 정원은 실루엣만 어렴풋이 남기고 정.. 2023. 2. 26.
니체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산다 2022. 10. 18.
만월 만월(滿月) 山海鏡 활짝 웃는 날만 있는 게 아니다 하루에도 조금씩 차오르며 이울며 뽀얗게 영그는 것이다 말갛게 지우며 잊어주는 것이다 2022. 9. 18.
해마의 뿔 향기로운 뿔을 가진 동물이 있다면 나는 사슴을 먼저 떠올린다. 향낭은 없지만 나뭇가지처럼 갈라지며 힘차게 위로 뻗어 오르는 뿔의 기상은 호기롭다. 무엇보다 수사슴이 걸음을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자태에서 고상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사슴의 뿔은 매년 4~5월 무렵 떨어져 나가고 새 뿔이 난다. 처음에는 털로 덮인 연한 피부에 싸여 있으며 속에는 혈관이 많은데 이것이 한약재로 귀하게 쓰이는 녹용이다. 녹용은 청명을 달포쯤 지나서 소만과 망종 사이에 자른다고 한다. 자연 상태로 차츰 각질화되면 사슴은 나무나 바위에 문질러서 피부를 벗겨내고 뿔을 다듬는다. 바닷속에도 뿔이 있는 물고기 해마#1가 산다. 그리스 신화의 켄타우루스는 인간의 하반신이 말인 데 반해 해마는 말의 하반신에 꼬리가 달려있고, 유니콘처럼 길.. 2022.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