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227 귀 우는 날 귀 우는 날 산해경 오래전 할매가 먼 하늘 보시며 '야야, 친구가 죽었나 찡~하고 귀가 운다' 또, 어무이도 가끔 '누가 내 말 하나, 귀가 가렵다' 하셨지 지금사, 내도 가끔 누가 죽었지? 내가 뭘... 혼잣말로 물어보며 귀의 말을 듣는다 2014. 1. 9. 채마밭 채마밭 山海鏡 섣달 그믐밤 이슥한 어디다 대고 뻑뻑 낙서를 하고 싶다 날 새면 뭔지 모르는 새것 때문에 잠시 히죽이게 될는지 찌푸리던 미간 파안대소 끝에도 잠시 펴졌다가 스르르 되말리며 모든 여닫는 곳엔 주름이 진다 2014. 1. 9. [스크랩] 귀뚜라미 죽이기 / 산해경(山海鏡) 이슥한 창가에서 달빛이라고 끄적이다가 문득 별이 보고 싶어져서 창문을 열었는데 어디서 또르르.. 또르르.. 달빛을 깁는 별빛 절창 시가 그만 또르르 굴러가고 말았다 손뼉을 딱! 솔던 귀가 죽은 듯 잠잠하다 보리피리 품고 은하수 건너 숨차게 달려온 손이 흰 여자가 한숨같이 깊은 홀.. 2013. 12. 15. 4촌 용분의 손주 작명 贊 도울 찬 姓名: 林 贊 (임 찬) 意味: 긍정적으로 이끌고 남을 도우라 획수 19 부수 貝 (조개패, 7획) 1. 돕다. 조력함. 能贊大事 <左氏傳> 능찬대사 2. 뵙다. 뵘. 3. 이끌다. 인도함. 太史贊王 <國語> 태사찬왕 4. 추천하다. 드러냄. 朔自贊 <漢書> 삭자찬 5. 알리다. 고(告)함. 伊陟贊.. 2013. 12. 3. 주례사 주례사 2013. 11. 16. 15:00 황금 같은 주말 오후에 자리에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더는 품 안의 자식이 아닌, 장성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만큼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 2013. 11. 11. 가을에는 영글어지자 가을에는 영글어지자 / 산해경 가을에는 너도 영글고 나도 영글자 2013. 10. 6. 사과씨 2013. 9. 10. 동방미인 동방미인 山海鏡 산들바람 오수를 부르고 유월 뻐꾸기 계곡을 울릴 때 애매미 유충이 제 어미 가슴 더듬듯 여린 찻잎을 헤집는다 저마다 일용할 양식이 따로 있고 또 누군가의 밥이 되어 주는 것 속으로 삭인 눈물은 침향으로 발효되어 풀어내는 춤사위 다완 속에 곱구나 * 동방미인: 茶 .. 2013. 5. 29. 고사리 고사리 山海鏡 짧다 제법 긴 줄 알았는데 나태한 변명과 위선 자신에게 관대한 것 말고 긴 게 무어냐 곶감을 빼낸 뜬 자리 살 같은 세월 돌돌 말린 그 손으로 무얼 주겠나 2013. 4. 30. [스크랩] 사과 씨/시/황영원 출처 : 자연문학회글쓴이 : 조철수시인 원글보기메모 : 2013. 3. 30. 비상하기 좋은 날 비상하기 좋은 날 山海鏡 코발트색 오베르 쉬르와즈에 7월이 오면 해마다 찾아오는 손님 구름 그림자 들판을 쓸고 어지러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 거기, 아벨의 피같이 검붉은 흙에서 어머니의 묵은 젖내가 난다 거친 붓 진정하려 잠시 눈 감아도 굽이쳐 흩어지는 오렌지색 밀 향기 뭉클뭉.. 2013. 1. 17. 주례사 오늘 두 사람의 혼례를 축하해 주시려고 아침 일찍부터 원근 각처에서 나오셔서 이렇게 예식장을 가득 채워주신 하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생각이 모자라고 입이 둔한 제가 어떻게 이런 중차대한 자리에 설까 망설였지만, 자유분방하여 주례 없이 식을 올리는 요즘 젊은이들과 다르게 여.. 2012. 11. 22. 사과씨 사과씨 山海鏡 달콤한 과육을 다 먹어갈 때쯤 왕관을 쓴 까만 눈을 만난다 복되어라! 복되어라! 어디선가 외치는 미세한 음성 태고의 향수 쌉쌀한 몰약으로 봉인된 편지 동산 어디쯤에서 맺어진 영원한 약속 몰약: myrrh는 아랍어 '맛이 쓰다' 'murr'에서 유래 동방박사의 선물중 하나, 고대 .. 2012. 9. 28. 밀어(蜜語) 밀어(蜜語) 山海鏡 한 톨 모래알을 보듬은 여린 풀뿌리 눈 감아도 훤히 읽히는 사랑의 점자 편지 꽃이 지누나 내 슬픈 사슴아 귀 기울여 푸른 새벽을 듣자 아직 해독 불능의 언약은 마지막을 위해 남겨진 축복이라 여기자 2012. 6. 26. 시 시 산해경 언어로 쌓은 탑 2012. 02. 24. 2012. 2. 24.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 눈 ` 눈 보리피리 품고 은하수 건너 숨차게 달려온 손이 흰 여자가 한숨같이 깊은 홀아비 꿈 속에 들어와 햇목화 솜이불을 가만히 편다. 山海鏡 2011. 12. 31. 눈 눈 보리피리 품고 은하수 건너 숨차게 달려온 손이 흰 여자가 한숨같이 깊은 홀아비 꿈 속에 들어와 햇목화 솜이불을 가만히 편다. 山海鏡 2011. 12. 27. 너의 미소는 식물성 너의 미소는 식물성 山海鏡 네 눈으로 나 들어가면 산맥은 평지가 되고 슬픔은 노래가 된다 작은 그 볼우물에 잠시 고이는 향기는 고단한 무채색 소음을 단번에 깨고 신화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와 푸릇하게 번진다 2011. 11. 25. 2011. 11. 26. 귀뚜라미 죽이기 귀뚜라미 죽이기 山海鏡 이슥한 창가에서 달빛이라고 끄적이다가 문득 별이 보고 싶어져서 창문을 열었는데 어디서 또르르 또르르 달빛을 깁는 별빛 절창 시가 그만 또르르 굴러가고 말았다 손뼉을 딱! 솔던 귀가 죽은 듯 잠잠하다 2011. 11. 18. 2011. 11. 18. 전철 한 구간 지나는 동안 전철 한 구간 지나는 동안 山海鏡 좁쌀은 천 번쯤 굴러야 호박 한 바퀴 오늘 기껏 굴러 봐야 도토리 하나쯤 될까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만큼 여유 없이 살아도 마음에 허기 들긴 마찬가지 산다는 건 발끝 모으고 허공에 매달려 이렇게 부대끼며 일렁이는 건지도 모른다 전철 한 .. 2011. 11. 16. 겨울 오동 겨울 오동 山海鏡 무성한 번민의 잎 미련없이 벗어 놓고 찬이슬에 몸 씻고 동안거에 들어갔나 피안의 언덕 텅 빈 바람 소리 낮추고 버릴수록 고여 드는 그리움 2011. 11. 10. 2011. 11. 10. 무가지 신문 무가지 신문 山海鏡 더듬더듬 긴 통로를 지나와서 바닥에 앉으려고 무가지 신문을 편다 소통하자던 촛불들은 귀 막고 눈 가리고 트위터를 하고 있다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 5학년* 꼴통이 벌떡 일어났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버스가 커브를 휘익 돌 때 팔과 다리에 힘이 불끈 들어간.. 2011. 11. 4.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햇단풍 ` 햇단풍 山海鏡 '단풍'이라는 글자 옆에 '사금파리' 라고 적어 놓으면 저들끼리 부딛혀서 종이에 수액이 번질 것 같고 무심결에 자근 깨물면 한입 가득 떫어 찡그릴 것만 같다 가지 끝에 매달려 아등바등 살아 온 날들 억세꽃은 소리없이 산을 내려 오는데 아직 가끔씩 얼굴 붉히는 널 보면 명치 끝 저리.. 2011. 10. 16. 햇단풍 햇단풍 山海鏡 '단풍'이라는 글자 옆에 '사금파리' 라고 적어 놓으면 저들끼리 부딛혀서 종이에 수액이 번질 것 같고 무심결에 자근 깨물면 한입 가득 떫어 찡그릴 것만 같다 가지 끝에 매달려 아등바등 살아 온 날들 억세꽃은 소리없이 산을 내려 오는데 아직 가끔씩 얼굴 붉히는 .. 2011. 10. 13.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샛강 그리고 노을 ` 샛강 그리고 노을 山海鏡 햇살이 나뭇잎의 상형 문자를 읽으며 피라미의 등을 쓰다듬다가 돌아가고 밤이 천 개의 이야기를 들고 나를 찾아 올 때 저, 黃河를 건너 온 한 줄기 바람이 샛강의 갈대를 흔드는 것은 고운 노을에 너무 슬퍼졌기 때문일까 나도 몰래 붉혀진 얼굴로 읽다 만 시집을 덮고 그리.. 2011. 9. 26.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 선사시대..(1) " 선사시대 1 시인,수필가/山海鏡 아스라이 먼 푸른 그곳엔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첫 이름들이 거기 있었어 거친 땅이 산통으로 뒤척일 때마다 속살을 풀꽃으로 덮어주며 너 또한 이름 없이 그렇게 있었겠지 오늘도 어제 같은 날 어제도 오늘 같던 날 언젠가 네가 나만큼 고상한 눈매로 말 걸어왔을 때 .. 2011. 9. 6. 선사시대 선사시대 1 山海鏡 아스라이 먼 푸른 그곳엔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첫 이름들이 거기 있었어 거친 땅이 산통으로 뒤척일 때마다 속살을 풀꽃으로 덮어주며 너 또한 이름 없이 그렇게 있었겠지 오늘도 여우비 내려 그날처럼 싱그러운데 넌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언젠가 네가 나처럼 철.. 2011. 8. 27.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여름비 ` 여름비 수필가, 시인/山海鏡 손흔들며 아장아장 소풍 나서다 꼬불꼬불 산길에서 길을 잃었나 생글생글 안 그런 척 시침 떼더니 몽글몽글 집 생각 복받쳤구나 2008.06.05 2011. 7. 30. 홀씨 홀씨 山海鏡 비 오는 날 학교 앞 정류장에서 학생들이 내리며 우산을 편다 오늘은 어느 나라 여행 가실까 홀씨 같은 꿈날개 톡톡 펼치네 2011. 07. 29 2011. 7. 29. [스크랩] 산해경님의 詩...` 단 점심 ` 단 점심 시인.수필가/산해경 칠월의 한낮 살구나무 그늘서 아직 풋내 덜 가신 미끄런 보리밥을 개 다리 상에 내어와 보릿겨 곰삭은 까만 막장에 풋고추 쿡 찍어서 우적 깨물며 앞산을 한 번 보고 호박잎 넣은 된장찌개를 뜨면서 마당에 내려놓았던 한쪽 발을 마저 위로 올린다 풀 한 짐 해놓고 평상에 .. 2011. 6. 2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