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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 나 지혜는 명철로 주소를 삼으며 지식과 근신을 찾아 얻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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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227

遭難 조난 遭難 조난 山海鏡 난파선처럼 생이 뿌리째 뽑혔다 무심한 파도는 거품 물고 달려들며 사정없이 자꾸만 내리꽂는다 풀어진 앞섶 흩어지는 흑발 기진하여 포말에 다시 휩쓸려 들어갈 때 괭이갈매기를 닮은 눈빛 파도를 뚫는다 바다에 당신을 빼앗긴 청상 소금기 밴 청춘의 환영이 소름 돋.. 2016. 3. 10.
춘우 http://blog.daum.net/schollechoi1/11299025 2016. 2. 24.
春雨 春雨 山 海 鏡 아침부터 오는 기별 보리밭 밟듯 자분자분 애기 재우듯 토닥토닥 입춘 지나면 먼산 잔설도 정겹고 궂은 날도 노루 꼬리만큼 길어지는 걸까 시름 달래려 배 깔고 누웠는데 성큼성큼 흙 마당 가로질러 마실 오던 벗 곤한 봄 꿈이라도 깨울까 봐 헛기침도 없이 가만히 돌아서.. 2016. 1. 30.
湯탕 湯 山 海 鏡 끓는다 뜨거운 육수가 등뼈 사이로 흐른다 크고 작은 조각이 어울려서 치솟고 곤두박질친다 이것만은 내 것이라고 여기던 자존심 움키고 감췄던 비장한 무엇이 죄다 흘러나와 서로에게 한없이 스민다 납덩이 가슴은 처음부터 있었을까 땀과 눈물의 뜨거운 부대낌 불길이 지.. 2016. 1. 11.
투우사 鬪牛士 山海鏡 늘 잊고 사는 친구 허공에서 훨훨 타고 있었구나 널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네가 가면 나도 간다 무기력하고 낙심 될 때 주술처럼 널 향해 똑바로 서서 장엄한 광휘의 얼굴을 응시한다 아! 부시다! 심중의 光炎광염과 맞서는 진실의 시간 부질없는 장벽은 눈사태처럼 무너지나니 투우사는 죽고 상처에 오롯이 피어나는 꽃 *투우사: 못난 자아 2015. 11. 17.
탱자나무 탱자나무 산해경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던 벗이 있었다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흉측하게 변해버린 몰골 격정의 여름이 가고 저무는 가을볕 잎 떨궈 드러내는 황금빛 자태 오호라! 그윽한 향기 지키려 그랬었구나 2015. 11. 11.
대화 대화 산해경 햇살 등지고 눈 먼 소녀 땅을 가만가만 더듬는다 그 앞엔 조그만 풀꽃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얼굴 하나 둘이 나누는 세상에 없는 언어 환한 미소 * 시작 노트 * 며칠 전 골목을 지나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햇살을 등지고 밭에서 가만가만 흙을 더듬고 계셨다. 아마 점심을 먹고.. 2015. 11. 6.
개밥그릇 개밥그릇 山海鏡 찌그러진 양재기 식은밥 담긴다 놀기만 해서 염치없다고 종일 기다렸다고 배 많이 고팠다고 삼룡이는 온몸으로 고맙다고 삼룡이: 강아지 이름 2015. 10. 20.
별 山海鏡 투박한 나 내 안에 뜬 너 네가 나를 이끌어 험한 길 마다 않고 가게 하시네 2015. 10. 13.
비대칭 비대칭 山海鏡 아담이 가인을 낳고부터 하냥 그래 왔어도 어느 한쪽 은근히 모자라는 것 같고 우성의 법칙 대를 잇고 예수님까지 다녀가셨지만 어딘가 쬐끔 더 보태 놓은 것 같아 웃을 때 어쩜 네 볼우물조차 한쪽이 조금 더 패인 쟁그러운 비대칭 2015. 9. 12.
[스크랩] 매미 소리 / 산해경(山海鏡) 매미 소리 / 산해경(山海鏡) 선잠에서 깬 아침 솔바람 소린 듯도 싶고, 창호지에 치는 싸락눈 소린가도 싶다가 차르르 차르르... 어린 나를 보릿단 위에 앉히고 아버지가 숨차게 내리막을 달릴 때 수레바퀴에서 나던 그 소리만 같아 혼자 계시는 어머니와 묵정 보리밭 옆 아버지 무덤에도 .. 2015. 8. 31.
歸泉귀천 歸泉귀천 山 海 鏡 봄 계곡 살구꽃 피듯 가을 강에도 혼인색 노을이 든다 모르지 너도 봄꽃마냥 강물 따라 나서서 북해의 찬 물결 은빛 파도를 가르며 놀다 지친 몸으로 이제 돌아온 건지 연어의 눈물겨운 마지막 유희 속을 깨끗이 다 비우고 낙엽처럼 지려는가 2015. 8. 21.
[스크랩] 發芽(발아) / 山海鏡(산해경) 發芽(발아) / 山海鏡(산해경) 들짐승의 저녁 젖은 짚단처럼 몸을 누일 때 분하고 거친 생각은 삼키고 꽃 피워낼 정한 씨앗 하나 품는다 거기 미움도 없고 오해도 없는 망각의 샘 죽음보다 깊은 어둠이 설익은 상처를 발효시키고 다시 파르르 열리는 빛 꿈의 촉이, 참한 아침이 튼다. [Bochum:s.. 2015. 7. 8.
發芽발아 發芽발아 山海鏡 들짐승의 저녁 젖은 짚단처럼 몸을 누일 때 분하고 거친 생각은 삼키고 꽃 피워낼 정한 씨앗 하나 품는다 거기 미움도 없고 오해도 없는 망각의 샘 죽음보다 깊은 어둠이 설익은 상처를 발효시키고 다시 파르르 열리는 빛 꿈의 촉이, 참한 아침이 튼다 2015. 6. 17.
菽麥숙맥 菽麥숙맥 山海鏡 보자기 둘러 쓰고 굴둑 모퉁이서 설빔 머리 깎는다 비탈밭이야 가로질러 타겠지만 까치집 진 아들놈 머리는 결따라 쳐올린다 다문다문 버짐 자국 앞산에 잔솔 같고 솔솔 기는 멧돼지 숨을 곳 찾는구나 굵은 솔 밑에 잔솔, 잔솔 밑에 까투리 댕기머리 땋고 살던 초가삼간 .. 2015. 1. 30.
손/ 황영원 손(手) 황영원 골목 앞 비둘기는 내가 지나가도 옆으로 슬금슬금 피하기만 한다. 봄에 떠났다가 추워지는 늦가을부터 건물 옥상에서 털 고르기와 해바라기를 하며 가끔 돌아서서 배설물을 아래로 깔긴다. 결국, 앞집 잔반통에 대고 턴 음식 찌꺼기가 우리 안마당에 떨어지는 격이다. 또 저.. 2014. 10. 29.
참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 山海鏡 조간을 읽다가 안타까운 사건들 갈피에 낀 작은 선행기사 하나 더운 기운이 핑 돈다 그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참 잘했어요! 2014. 10. 22.
달항아리 달항아리 山 海 鏡 미리내 건너는 정갈한 배 胎土의 숨결까지 맞배 붙여 가두고 윗것을 받기 위해 입을 귀로 쓰는 벙어리 소란했던 낮이 물러가면 호젓한 저녁 고요가 어둠을 살라 슬픔조차 환하다 *胎土: 도자기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흙 2014. 10. 9.
내 안으로 흐르는 강 내 안으로 흐르는 강 山海鏡 우리 사는 동안 손 발톱 밑에까지 흐르는 실핏줄 이전부터 있었던 날 누군가 앞서 걸어갔던 길 그 무수한 갈피를 따라 갈증의 물관 밀어 올리며 내 속의 푸른 강 굽이치네 2014. 10. 5.
홍학의 군무 홍학의 군무 山海鏡 출근 시간 전철에서 나온 건각들이 무리지어 계단을 오른다 희망을 품고 가슴 콩닥이며 새바람을 몰고 아침을 밀어 올리고 있다 2014. 9. 5.
파장罷場 罷場 山海鏡 떡잎 다듬어 훤해진 풋것으로 보자기 한장에 펼쳤던 난전 얘깃거리 동나면 날도 따라 저물어 바람 든 무릎이 하나둘 자리 뜬다 따순밥 차려 줄 영감도 가고 지금 버려도 하나 아깝잖을 것들만 남은 동거 유모차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하늘길 노을 적막을 깬다 2014. 8. 18.
매미소리 매미 소리 山海鏡 선잠에서 깬 아침 솔바람 소린 듯도 싶고, 창호지에 치는 싸락눈 소린가도 싶다가 차르르 차르르... 어린 나를 보릿단 위에 앉히고 아버지가 숨차게 내리막을 달릴 때 수레바퀴에서 나던 그 소리만 같아 혼자 계시는 어머니와 묵정 보리밭 옆 아버지 무덤에도 어김없이 .. 2014. 8. 1.
[스크랩] 다시스(Tarshish)로 가는 배 / 山海鏡.. 다시스(Tarshish)로 가는 배 / 山海鏡 아랫돌 빼면 윗돌 와르르 무너질 모래 위에 세운 집 하루하루 어름사니같이 사는 세상! 뒤집힌 세월호에 요나가 탔었던가 모든 것 잃고 나서 뉘우치며 통곡하네 앞 뒤로 높은 절벽 날로 더 위태한데 한마음 한뜻으로 작은 것부터 새롭자 샛강 그리고 노.. 2014. 7. 23.
다시스로 가는 배 다시스로 가는 배 山海鏡 아랫돌 빼면 윗돌 와르르 무너질 모래 위에 세운 집 하루하루 어름사니같이 사는 세상! 뒤집힌 세월호에 요나가 탔었던가 모든 것 잃고 나서 뉘우치며 통곡하네 앞 뒤로 높은 절벽 날로 더 위태한데 한마음 한뜻으로 작은 것부터 새롭자 2014. 7. 15.
샛강 그리고 노을 샛강 그리고 노을 山海鏡 한낮의 햇살이 나뭇잎의 상형문자를 읽으며, 피라미 등을 쓰다듬다 돌아가고 미리내 건너온 천 개의 눈들이 신비로운 전설을 들고 저문 강으로 하나씩 찾아올 때 들판을 지나던 한 줄기 바람이 샛강의 갈대를 흔드는 것은 고운 노을에 그만 슬퍼졌기 때문일까 .. 2014. 7. 15.
[스크랩] 비상하기 좋은 날 / 山海鏡 [까마귀가 나는 밀밭 /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유작] 비상하기 좋은 날 / 산해경(山海鏡) 코발트색 쉬르와즈 (sur Oise)에 7월이 오면해마다 찾아오는 손님 구름 그림자 들판을 쓸고 어지러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 거기 아벨의 피같이 검붉은 흙에서 어머니의 묵은 젖내가 난다 거친 붓 진정.. 2014. 5. 25.
주례사 (말의 선물) 전에 선물 같은 거 옆에 서 있는 사람한테서 받아 본 적 있어요? 처음 사귀자고 했을 때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납니까? 오늘은 여태껏 들어오고 기대했던 주례사 말고, 그때 나누었던 프러포즈의 첫마디를 상기하며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좋은 말을 입에 담자! 마음속.. 2014. 5. 13.
중력 중력 산해경 무고한 채찍, 등을 타고 흘러내리던 그 액체가 내 잔에 넘치고, 시공을 건너온 침묵이 윤슬로 출렁인다 그 온전한 버림! 대물림하던 囚印을 단번에 태우며 기울어진 양심을 똑바로 세운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내 안에 소태 같은 너울이 범람한다. 2014. 4. 18.
막말 요즘 우리가 쓰는 언어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눅눅한 장마 끝에 이끼가 덮이듯 알게 모르게 젖어드는 불량한 말들이 우리의 정신과 삶을 파괴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욕설투성이 대화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는가? 비통하여 기가 찰 노릇이다. 과연 이들에게 무슨 장래를 기대하겠는.. 2014. 3. 11.
나는 꿈 꾸는가? 나는 꿈 꾸는가 묻힌, 그가 감추어 두신 것을 ... 최승재 딸 결혼식 날에 2014.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