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227 쎄이(Say) 쎄이( Say) / Youngone. 사랑했었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 그래 그리웠다는 말 대신 보고싶다 그래 흐르는 물에 쓰는 편지처럼 나뭇잎에 속삭이는 오월의 햇살처럼 가볍게 그래 2010. 4. 8. 2010. 4. 8. 님의 沈默 님의 沈默 한용운 님은 갓슴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갓슴니다 푸른산 빗을 깨치고 단풍나무 숩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거러서 참어 떨치고 갓슴니다 黃金의 꽃가티 굿고 빗나든 옛 盟誓는 차듸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微風에 나러갓슴니다 날카로은 첫키쓰의追憶은 나의 運命의 指針을 돌너노.. 2010. 3. 31. 수수 빗자루 수수 빗자루 / 황영원 어디가 가려운지 잠자리에 들면서 미적미적 엉덩이를 내 쪽으로 들이밀며 등을 긁어 달라고 했다. 모처럼 하는 부탁을 들어주려다 말고 잠시 멈췄다. 목덜미와 앙증스런 레이스가 물려 있는 내의 소매 밖으로 나온 팔과 하얀 허리는 얼마 만에 보는 것인가? 목을 비.. 2010. 1. 15. 사랑 기름진 모국어로 밥문나? 2009. 12. 20. 수수 빗자루 수수 빗자루 / 황영원 어디가 가려운지 잠자리에 들면서 미적미적 엉덩이를 내 쪽으로 들이밀며 등을 긁어 달라고 했다. 모처럼 하는 부탁을 들어주려다 말고 잠시 멈췄다. 목덜미와 앙증스런 레이스가 물려 있는 내의 소매 밖으로 나온 팔과 하얀 허리는 얼마 만에 보는 것인가? 목을 비.. 2009. 10. 27. 흑백사진(어머니의 빈둥지) 어머니의 빈 둥지 황 영 원 딸그락딸그락 솥에다 가위를 삶았다. 초여름이 시작될 무렵 학교를 파하고 돌아왔을 때는 오후 두 시쯤이나 되었을까 해는 중천에 떠 있고 날은 약간 더웠다. 하복 상의 단추를 끄르며 마당을 들어서니 어머니가 집에 계시는지 댓돌 위에 어머니의 신발이 아무렇게나 놓여 .. 2009. 9. 22. 디딜방아 디딜방아 / 황영원 대밭에 둘러싸인 상규네는 아래채 끝에 큼지막한 방앗간을 한 칸 따로 가지고 있었다. 명절 때가 되면 방앗간은 제수거리를 준비하는 이웃들로 분주하기도 했지만, 정작 주인은 남이 쉬고 있을 시간에 조근조근 작은 방아를 찧어 먹는지 이웃들이 이용할 때는 언제나 .. 2009. 9. 1. 흑백사진(첫눈) 쏴~ 하고 하얀 싸라기 눈이 창호지에 들이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때는 눈이 훨훨 하늘로 올라가며 휴거를 했다. 촌 마을에 흑백텔레비전이 처음 들어왔을 때 일이다. 바람에 안테나가 돌아가면 화면에 쌀알 크기만한 무수한 점들이 흘러가며 마치 눈이 내리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은 옥상에 올라가서.. 2009. 6. 22. 흑백사진(고속도로) 등교할 때, 교문에 나와 계시던 학생과장님의 두발 검열에 적발되어 나와 몇 놈이 귓불을 잡은 손에 이끌려 이발기로 보기 좋게 머리 가운데다 고속도로를 내게 되었는데, 그날 수업시간 중에 선생님께서 "저기 대가리 밀린 놈! 나와서 이것 한 번 풀어봐~" 하셨다. 질문을 할 때는 보통 "오늘 며칠이냐?.. 2009. 6. 9. 흑백사진(꼬꼬재배) 육촌 분이 누나는 얼굴이 얽었다. 지금은 천연두가 자취를 감췄지만, 전에는 마마 돌림병으로 곰보가 된 사람들을 자주 만났는데 어른들은 얽은 사람은 성질머리가 있다 하기도 하고 우스갯소리로 콩 타작마당에 넘어졌다 하기도 하였다. 얼굴이 너무 심하게 패여 매주에 콩 빼먹은 것 같은 처녀총각은 달밤에 맞선을 보면 훤한 달빛에 속아서 표가 안 난다고도 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하나둘씩 저들의 엄마 손에 이끌려 어깻죽지에 피를 흘리며 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물어보니 재넘어 누구네 집에 가서 우두를 맞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무서운 행사에 잡혀가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달아나며 버텨 보았지만, 결국 나와 아직 철모르는 동네 아이들 몇몇까지 모두 끌려가서 팔뚝에 따끔하게 우두를 접종하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우리 또.. 2009. 4. 28. 목련 목련 2 (木蓮) 아침에 까치가 울어 꿈에 뵌 님 오시려나 쪽 찐 머리 매만지며 버선발 내려서는데 안채의 추녀 끝에 봄바람이 감돈다 어디서 실려온 분 냄새일까 뜰 앞을 내다보니 목욕재계 목련꽃 수줍은 듯 미소 짓네. 山海鏡 사진작가 : 루비님 2009. 3. 28. 칼라사진(엄마놀이) 인류의 문명이나 문화가 후대까지 전해지는 과정에 대하여 많은 이론이 있겠으나, 우리는 무엇을 보고 배운다는 것과 부모를 닮은 자식을 낳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에게 보거나 배우지 않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쪼아서 스스로 나오는 것과 걷는 연습도 없이 낳은지 몇 .. 2009. 2. 28. 흑백사진(담배내기) 전에는 누가 담배를 피우면 구수한 그 냄새가 좋아서 나도 모르게 윗주머니로 손이 가고, 옆에 누가 있으면 한 대 권하기도 했으니 어찌 되었건 담배인심 만큼은 무공해였었다. 그러나 전에 하루 두세 갑씩 피워오던 그 사랑스런 담배와 이별을 한 후로 이제는 누가 옆에서 담배를 피워대면 그 냄새도 .. 2009. 2. 16. 흑백사진(작은 즐거움) 원 게시물을 보시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사무실에서 여사원들이 모여서 뽁뽁이(공기방울 포장지)를 재미삼아 톡.톡.톡... 트뜨리고 있었다. 김홍도의 풍속화 고급포장이나 유리제품의 완충재로 좋아 이삿짐센타나 사무실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우리 사무실도 CD를 오토바이 퀵 써.. 2009. 2. 12. 마모(磨耗) 마모(磨耗) 굼실굼실 세월의 강에 궁굴린 이순(耳順) 아홉 굽이 긴 고랑에는 빈 깃대만 바람 앞에 서 있고 세파는 모래톱에 수만 갈래 길을 냈다 찍어대던 부리는 세월 따라 흘러가고 어느 님의 호숫가에 찰랑거리고 있을까 이제는 안으로만 쨍쨍 울리는, 맑은 물에 갓 헹구어낸 단순한 언어로 그래서 .. 2009. 1. 5. [스크랩] 소월과 그의 시세계 소월과 그의 시세계 ‘소월’ 에 대하여 전체보기 본명은 廷湜이고 필명/아호는 素月이다. 고향(본적)은 평안북도 정주군 곽산면 남서동(일명 남산동) 569번지이다. 평안북도 구성군 구성면 왕인동 외가에서 1902년 9월 7일(음력으로 8월 6일) 태어나다. 북한ㆍ연변 자료에 의하면, 소월의 출생년도는 1903.. 2008. 10. 4. 흑백사진(진신사리) 허리가 뒤엉키는 무거운 걸음이지만 어머니는 머리에다 조그만 나무 동치를 받쳐 이고 허리에는 나물보자기 하나를 불룩하게 차고 골목을 들어서는데, 그날은 이웃에 품앗이 모내기를 나가셨던 날이다. 어머니께서 해가 빠져 어둑어둑할 무렵이 다 돼서야 들어오셨는데 다른 날 보다 많이 늦으셨다. .. 2008. 10. 1. 인생 人生 . 山海鏡 2008. 9. 17. 목련 목련(木蓮) 쪽진 머리 매만지며 버선 발 내려서는데 안채의 추녀 끝에 봄바람이 감돈다 어디서 실려온 분 냄새일까 뜰에 선 목련을 바라보니 꽃은 슬픔의 색을 찍어 하늘에 詩를 쓴다 山海鏡 고택 안채의 뜰에 목련이 피어서 봉오리들이 봄바람에 하늘을 휘젓는다. 각시는 분화장을 하다말고 경대 넘어.. 2008. 9. 16. 아이쿠 폭싹 썩었구나! 아이쿠, 폭싹 썩었구나! 홍어 산해경 2008. 9. 2. 흑백사진(아버지 냄새) 6·25 전쟁이 끝나고 십여 년 정도 지난 어느 이른 봄날이었다. 파르르 소리를 내며 바늘 같은 솔잎이 타는 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부엌에는 무쇠솥이 걸린 까만 아궁이 앞에 어머니가 마른 솔가리를 조금씩 던져 넣으며 큰 솥에 노란 좁쌀 한 홉에 쌀 한 움큼을 그 위에 얹고 금쪽같.. 2008. 8. 29. 흑백사진(운동회) 학교 체육선생님이 하얀 유니폼에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다니기 시작하면 선생님의 흰옷과 운동장에 시원하게 그어진 횟가루 선들 때문에 하늘은 더욱 눈부시고 푸른것 같았다. 국민학교 운동장은 조회대에서부터 시작하여 사방 미루나무 위에다 만국기를 늘여 묶어 부채살 같이 하늘을 덮었고, 조.. 2008. 8. 5. 흑백사진(동거) 내가 기억 해 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 그야말로 머릿털 나고 첫 사건을 위하여, 꿈 반 기억 반의 희미한 추억속 뉴런의 밑바닥을 지금 나는 어릴 때 젖먹던 힘까지 들여가며 살펴 보려 한다. 아마 첫 돌쯤 지나고 둥글게 생긴 나무상 다리를 잡아 당기고 걸음을 막 떼기 시작 할 무렵이거나 아니면 약.. 2008. 8. 1. 파도 파도 밤새 뜬눈으로 뒤척인것 같은데 매스꺼운 두통 선혈의 아침바다 자책하고, 자책하고 자책하고..., 하얗게 지워버릴 소욕의 잔재들 山海鏡 2008. 7. 31. 통근 리무진 통근 리무진 내 차는 리무진이다 내가 출근하는 시간에 우리 집 앞 도로에다 떡 갖다댄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에어컨도 씽씽나오고 운전기사 경력도 수십 년 된 베테랑이라 오늘 같은 비오는 날도 나는 눈을 지긋이 감고 한숨씩 자기도 하고 낮에 할 일을 생각하기도, 시집이나 책을 보면서 사색을 할 .. 2008. 7. 24. 흑백사진(보물상자) 내 나이 여섯살 무렵. 안방 벽에는 꽃이나 과일 또는 닭을 예쁘게 수놓고 풀먹여 다듬질한 하얀 무명 횟대보가 한쪽 벽을 불룩하게 채우고있었는데, 아이들과 숨바꼭질 할 때나 그냥 심심할 때 그 안에서 숨거나 혼자 가만히 놀아서 포근한 그 속을 너무나 잘 안다. 아버지의 외출복과 어머니와 할머니.. 2008. 7. 9. 누에고치 누에고치 사르락 사르락 보선발 스치는소리 오물오물 천국의 口足畵 半 포갠 꿈같은 이생의 마지막 몸짓 山海鏡 (김경덕님의 누에의 방에 댓글로 달았다가 퍼와서 수정함) 2008. 6. 28. 흑백사진(제비뽑기) 보릿대가 누르스름하게 퇴색되어 갈무렵 후끈한 바람이 밭고랑에서 뭉쳐 오르는 점심나절은 밖에 섯기만 해도 땀이 등골을 흘러 내렸고 볕은 따가워 어른들은 하나 같이 필름테 맥꼬자를 쓰고 다녔으나 얼굴 까므잡잡하긴 매한가지였다. 한더위를 빗겨 지나면 아이들은 하나 둘씩 모이며 예닐곱 마.. 2008. 6. 25. 재생불가 성형수술 순정품을 버리며 僞善을 구하려는가? 2008. 6. 15. 여름비 여름비 山海鏡 손흔들며 아장아장 소풍 나서다 꼬불꼬불 산길에서 길을 잃었나 생글생글 안 그런 척 시침 떼더니 몽글몽글 집 생각 복받쳤구나 2008.06.05 2008. 6. 5. 이전 1 ··· 3 4 5 6 7 8 다음